‘홍준표 시험대’ 된 원내대표 경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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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친박청산 외치며 김성태 밀어… 친박, 4선 홍문종 앞세워 배수진
제3후보론도… 洪 영향력 12월 결판

다음 달 치러질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당내에서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청산을 마무리 짓기 위해 홍준표 대표가 사실상 선거전에 뛰어들고, 친박계가 이에 반발하면서 선거 결과가 곧 ‘홍준표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선에서는 당초 4선의 홍문종 의원과 3선의 김성태 의원이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었다. 홍 의원이 강성 친박계를 우군으로 두고 있다면 김 의원은 홍 대표와 바른정당 복당파의 지지를 받아 대립 구도가 명확했다.


먼저 공세에 나선 쪽은 홍 대표다. 홍 대표는 25, 26일 잇달아 페이스북을 통해 친박과 중도 후보군을 두루 비판했다. 친박에는 “박근혜 사당(私黨) 밑에서 고위 공직하고 당 요직 다 차지하면서 전횡하던 사람들”이라고 했고, 중도 후보에 대해선 “소신 없이 바람 앞에 수양버들처럼 흔들리던 사람들”이라고 했다. 또 “누가 대여 투쟁을 잘할 것인가에 원내대표 선출의 초점이 있어야 한다”며 당 정치보복대책특별위원장을 맡은 김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김 의원은 “대여 투쟁으로 인한 어떤 불이익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 주류였던 친박계는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제명 여부를 결정할 의원총회 소집권이 있는 원내사령탑까지 내줄 수 없다며 저항하고 있다. 원내 권력마저 홍 대표와 가까운 김 의원에게 넘길 순 없다는 것이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현 정국에서 대여 투쟁이 중요하긴 하지만 홍 대표와 바른정당 복당파에 대한 당내 견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대표 측과 친박계의 정면충돌을 피하려는 ‘제3후보’ 대안론도 나온다. 친박의 부활 시도와 홍 대표의 리더십이 모두 마뜩잖은 의원들이 주축이다. 과거 범(汎)친박으로 분류됐던 60여 명의 초·재선 의원 표심이 최대 변수인 셈이다.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은 5선의 이주영 의원과 4선의 나경원 유기준 조경태 한선교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이주영 의원은 “당의 화학적 결합이 긴요하다. 보수정당을 살리는 데 역할이 있다면 소극적으로 있지 않겠다”며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정우택 원내대표는 정기국회가 끝나는 다음 달 15일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총 소집을 거론했지만 홍 대표는 이를 다음 달 7일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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