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사무실 꾸며 수사 방해 의혹…서천호 前국정원 2차장 “국가에 충성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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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28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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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에 대비한 가짜 사무실을 꾸미는 등 2013년 검찰의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를 방해하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56)이 28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3시 서 전 차장을 소환해 그가 당시 검찰 수사를 방해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이날 검찰 청사에 드러낸 서 전 차장은 ‘남재준 전 원장의 지시를 받고 수사를 방해했나’, ‘파견 검사들이 수사방해를 주도했느냐’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다만 그는 “재직 기간 동안 국가에 충성을 다했다. 조사에 충실히 임하겠다”는 말을 남긴 뒤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서 전 차장 등 국정원 측 4명과 당시 국정원 감찰실장, 법률보좌관, 파견 검사로 일했던 장호중 부산지검장(50·사법연수원 21기),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48·23기), 이제영 의정부지검 형사5부장(43·30기) 등 현직 검사 3명이 이른바 ‘현안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수사방해를 주도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국정원이 검찰 압수수색 및 수사에 대비해 위장 심리전단 사무실과 가짜 업무서류 등을 마련하고 심리전단 요원들에게는 수사·재판에서 허위 진술·증언을 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대 1기 출신인 서 전 차장은 경기경찰청장, 경찰대학장을 거쳐 2013년 국정원 2차장에 임명됐으나 이듬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지난해엔 총선 예비후보로 정치에 도전하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전날 ‘현안 태스크포스(TF)’와 관련된 7명의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이 부장검사를 전날 오후께 소환해 밤샘조사를 벌였다. 이 부장검사는 검찰 조사에 앞서 “제가 아는 한 국정원 파견검사들이 불법행위 한 적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오는 29일 장 지검장을 피의자 신분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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