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TV ‘중대보도’… 리춘희 등장해 “세계 어디든 타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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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성공 선언/묘한 도발 타이밍]“대경사” 어깨까지 들썩이며 방송뒤 발사장면-김정은 웃는 사진과 함께 ‘조선은 결심하면 한다’ 노래 내보내

4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고 있는 리춘희 아나운서. 북한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4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고 있는 리춘희 아나운서. 북한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4일 오후 3시 반 시작된 북한 조선중앙TV ‘특별 중대보도’의 아나운서는 이번에도 리춘희(74)였다. ‘북한의 입’이라고 불리는 리춘희는 북한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나운서로 중요한 발표를 도맡아 하고 있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과 2006년 1차 핵실험,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 2011년 김정일 사망 등 세계가 주목한 뉴스는 모두 리춘희의 입을 통해서 전해졌다.

북한은 이날 오전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특별 중대보도가 있다’고 예고하며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김정은 집권 이후 특별 중대보도는 지난해 1월 4차 핵실험, 지난해 2월 장거리로켓 발사 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분홍색 저고리에 검은색 치마를 입은 리춘희는 밝은 얼굴에 한껏 고조된 목소리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김정은 동지께서는 현지에서 관찰하셨다”며 북한 국방과학원의 발표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성공적”이란 부분에서 목소리 톤을 한껏 높였고, 어깨를 들썩이기도 했다.


북한은 “강력한 국방력을 갈망해온 공화국 역사에 특기할 대경사, 특대 사변”이라고 한껏 치켜세우며 “(이번 발사 성공으로) 세계 그 어느 지역도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본토까지 탄도미사일이 닿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핵무기와 함께 세계 그 어느 지역도 타격할 수 있는 최강의 대륙간탄도로켓을 보유한 당당한 핵 강국으로서 미국의 핵전쟁 위협공갈을 근원적으로 종식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약 3분 30초간 진행된 중대보도가 끝난 뒤 방송은 ‘조선은 결심하면 한다’는 노래를 영상과 함께 내보냈다. 중대보도에서는 미사일과 관련된 사진과 영상을 내보내지 않았고 구체적인 기술 발전 내용도 소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곧이어 미사일 발사 장면과 김정은이 만족해하며 웃는 사진 등을 여러 장 공개했다. 북한 내부의 체제 결속을 노린 조치로 보인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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