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천 검사의 항변 “정윤회 문건 재조사 해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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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범 창원지검장 이임식
“진실 밝혀질것… 명예회복 원해”
‘통진당 해산’ 정점식 前 공안부장… “국가 존립과 안전을 위해 싸워”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을 잘못 처리했다는 이유로 문책성 좌천을 당한 유상범 창원지검장(51·사법연수원 21기·사진)이 9일 사건 재조사를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유 지검장은 이날 오후 창원지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오해와 편견이 크더라도 결국 진실은 밝혀진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또 “비록 이렇게 떠나지만 결코 부끄러움 없이 사건을 처리하고자 노력했기에 의연함과 당당함을 잃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유 지검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윤회 문건’ 사건은 재조사를 해도 문제 될 일이 없다. 재조사가 이뤄져 명예를 회복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정윤회 문건’ 사건을 문제 삼아 좌천성 인사 발령까지 낸 이상 재조사를 통해 잘잘못을 가리자고 요구한 것이다.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앞서 지난달 12일 “국정 농단 사건의 출발은 정윤회 문건”이라며 이 사건에 대한 재조사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법무부가 8일 단행한 검찰 간부 인사에서 좌천당한 6명 중 유 지검장과 정수봉 대검찰청 범정기획관(51·25기)은 사표를 제출하지 않았다. ‘정윤회 문건’ 사건 수사 당시 유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 정 기획관은 형사1부장으로 수사를 주도했다. 이번 인사에서 유 지검장은 광주고검 차장으로, 정 전 기획관은 서울고검 검사로 발령이 났다. 두 사람은 재조사가 끝난 뒤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좌천성 인사를 당한 뒤 사표를 제출한 고검장, 검사장급 검찰 고위 간부 4명의 퇴임식도 9일 열렸다. 정점식 전 대검 공안부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옛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과 송두율 교수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본인이 좌천된 이유로 거론되는 통진당 해산 사건을 언급하며 인사에 대한 불만을 완곡하게 표시한 것이다. 정 전 부장은 “지난 70여 년 검찰 공안부는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위해 범죄와 싸웠다”며 정통 공안 검사로서 자부심도 드러냈다.

배석준 eulius@donga.com·김민 기자
#정윤회 문건#재조사#유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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