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국적 평양과기대 관계자 또 억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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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출신… 실험농장 관련 사업… 北관영매체 “反공화국 적대 행위”

북한이 7일 평양과학기술대에서 일하던 미국 국적자를 억류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공화국 해당 기관에서는 평양과기대 운영 관계자로 사업하던 미국 공민 김학송을 반공화국 적대 행위를 감행한 혐의로 공화국 법에 따라 6일 억류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현재 해당 기관에서 김학송의 범죄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체포된 김 씨는 선교사 출신으로 평양과기대에 적을 두고 있으며 아내와 함께 북한에 유기질발효비료공장 설립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년 전 한 해외 교회에 “북조선은 땅이 살아야 식량 문제도 해결된다. 평양과기대 실험농장을 자연농업의 모델로 발전시키는 데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헌신하겠다”는 편지를 보낸 바 있다.

앞서 북한은 평양과기대에서 한 달간 초빙 교수로 강의를 마치고 출국하려던 한국계 미국인 김상덕 전 연변과기대 교수를 지난달 22일 억류했다.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 국적자는 김학송 김상덕 씨 외에도 한국계인 김동철 목사, 대학생 오토 웜비어 등 모두 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미국 국적자를 잇달아 억류하고 있는 것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으로 벼랑 끝에 몰리자 이들을 인질로 삼아 향후 대미 협상의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인질외교를 시작할 경우 첫 희생양이 평양과기대에서 종사하는 미국계 한국인들이 될 가능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북한은 미국과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자국민 보호를 중시하는 미국을 상대로 인질을 이용한 전례가 있다. 북한은 최근 김정남 피살 사건 처리를 두고 북한에 체류 중이던 말레이시아인들을 인질로 삼아 김정남 시신 및 암살 용의자들과 맞교환하기도 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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