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회고록 공방’·‘갑철수’·‘돼지흥분제’ 민망…‘실체’ 파악엔 더없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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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4월 24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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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국민면접 전여옥 전 의원 갈무리
사진=SBS 국민면접 전여옥 전 의원 갈무리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은 24일 제19대 대통령 선거 TV토론회와 관련, “‘회고록 공방’, ‘갑철수’부터 ‘돼지흥분제’까지. 앉으나 서나 민망하고 속 터지는 토론이었다”면서도 “후보들의 ‘실체’를 파악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TV토론이었다”고 평가했다.

전여옥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하드보일드 드라마”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 전 의원은 “어제 토론회 ‘여진’이 좀 있다”면서 “‘회고록 공방’, ‘갑철수’부터 ‘돼지흥분제’까지. 앉으나 서나 민망하고 속 터지는 토론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늘 아침 언론들은 ‘수준 이하의 토론회’였다고 한다”면서 “그런 측면이 물론 있다.하지만 저는 ‘수준을 알아볼 수 있는 토론’이었다고 본다. 즉 후보들의 ‘실체’를 파악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TV토론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보들의 지적 수준, 순발력, 입으로 말하는 가치와 태도, 현장 장악력과 설득력을 알 수가 있었다. 또한 네거티브에 대해 어떤 식으로 반응하고 또 대처하는 지도 잘 알 수 있었다”면서 “즉 ‘토론의 내용’은 참혹했으나 ‘토론의 역할’은 확실히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전 전 의원은 지난 18대 대선 토론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처참한 토론실태’를 보고도 많은 분들이 ‘검투사 이정희’에 분노해서 박근혜를 찍으러 투표장으로 갔다”면서 “즉 참혹한 ‘감정투표’였다. 그리고 그 결과를 우리는 4년 내내 참담한 심경으로 지켜봐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 토론을 지켜보면서 아마도 마음을 정하지 못했던 많은 분들이 결정을 내렸으리라 본다”면서 “물론 앞으로 3차례 토론이 남았지만 그것은 마지막 결정을 위한 ‘자기 확인’정도라고 생각된다. 또한 토론에 시청자로서 참여하면서 많은 분들이 자신이 찍을까 망설였던 몇 명의 후보 사이에서 나름 ‘답’을 얻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아마도 앞으로 남은 2주일 동안 TV토론의 ‘여진’은 ‘지진’이 될 수도 있다”며 “어느 선거나 그러하듯이 ‘참패’의 공포가 오슬오슬 뼛속 깊이 스며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대로 앉아서 죽을 수는 없다’는 권력적 본능이 각 당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우리 유권자들의 마음”이라며 “설사 내가 마음을 준 후보라도 수준이 안 되면 냉정하게 거둬들여야 한다. 우리는 지난 번 선거처럼 고이 모실 ‘공주님’을 뽑는 치명적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우리가 아주 얄짤 없이 부려 먹어야할 ‘똘똘한 직원’을 뽑는 것”이라면서 “누가 일을 잘하고 누가 나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인가, 오로지 그것만 보면 된다. 더 없이 냉혹한 고용주가 되어야 하는 것, 선거는 하드보일드 드라마”라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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