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골 깊어지는 바른정당-한국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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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정국]‘배신자 프레임’ 발끈한 바른정당 “친박패권 앞잡이가 나라 결딴 내”
보수정당 재결합 가능성 가물가물

보수 진영의 양축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연일 막말 공방을 주고받으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당 안팎에선 양측 간 감정의 골이 회복 불능 수준으로 깊어져 보수 대통합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2일 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을 겨냥해 “광장에서 막말을 쏟아내며 ‘도로 친박당’의 민낯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종구 김성태 의원도 각각 “친박 패권 앞잡이들이 국론을 분열해 나라를 결딴 내고 있다”, “대통령 치마폭에서 호가호위하고 최순실을 비호한 망나니 친박들은 태극기를 둘러선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한국당은 ‘배신자 프레임’으로 바른정당을 몰아세웠다. 윤상현 의원은 전날 바른정당 김무성 유승민 의원을 향해 “박 대통령과 보수당원을 배신한 두 사람이 3·1절 비바람에 탄핵 기각을 외치는 태극기 민심의 기대를 참혹하게 짓밟았다”고 했다.

양측의 발언 수위가 높아진 건 박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임박해서다.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민심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선명성을 유지하지 않으면 여론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이들을 더 극단으로 내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당은 이날 ‘바른정당의 공격에 가급적 대응하지 말자’는 방침을 세웠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지지율이 절반도 안 되는 상대의 전략에 말려 하향 평준화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지도부 의도와 달리 박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을 확산하기 위해 바른정당과 더 가파르게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여 결국 같은 뿌리의 두 정당이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바른정당#한국당#친박#박근혜#정병국#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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