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김병기 “김정은이 ‘싫다’고만 해도 ‘스탠딩 오더’ 시작, 다음 타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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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16일 1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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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사진=더스타 공개 영상 캡처
사진=더스타 공개 영상 캡처
북한 김정은 노동장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이 김정은 집권 이후 ‘스탠딩 오더(standing order)’였다는 국가정보원의 보고가 나왔다. 김정은이 취소를 하지 않는 한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명령이었다는 얘기다.

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16일 이에 대해 “김정은이 어떤 상황에서 ‘손봐줘라’ ‘싫다’ ‘제거해라’ 이런 표현만 있었다고 해도 그건 스탠딩 오더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이병호 국정원장이 “‘나는 김정남이 싫다’라는 표현을 김정은이 썼다”는 취지로 보고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렇게 스탠딩 오더가 시작돼) 실행부서에서는 그것을 분명히 실행하려고 노력을 했을 것이고 이번에 실행이 된 거라고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북한의 ‘스탠딩 오더’에 대해 “체제 특성상 한 번 지시를 하면 그 지시한 자,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철회하기 전까지는 별도의 지시가 없어도 끝까지 실행하는 것이 그 체제상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김정은이 김정남을 싫어한 이유에 대해 “그저 싫었을 수 있다”면서 북한 내부에서 김정남을 지지하는 세력이 전무했기 때문에 체제에 위협이 될 가능성 때문에 제거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일각에서 김정은의 ‘편집광적’ 성격 등을 원인으로 꼽은 것에 대해선 “김정은의 과격한, 예측불허의 성격이 반영된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이런 성격은 모든 정책에 조금씩 반영됐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삼촌인 김정은을 ‘독재자’라고 표현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에 대해 “누가 타깃이 안될 수 있겠나. 어린아이까지 제거하려 들까 싶지만 예측불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 타깃은 망명을 했음에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인물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에서 26년간 근무하며 인사처장을 지낸 김 의원은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만 하더라도 이미 공개된 인물이지 않나. 그런 인물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망명을 했는데 공개되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훨씬 중요한 정보를 갖고 있고 망명 여부 자체를 확인해 줄 수 없는 분들이 있다”며 “만약 있다면 그 사람이 (태 전 공사보다) 훨씬 타깃 우선순위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자가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느냐”고 묻자 “그건 제가 확인해 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 의원은 또 “정보당국은 (배후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라고 거의 단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 당국의 보고를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만에 하나 다른 경우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 원한이나 돈 문제가 얽혀있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을 100% 배제해야 하는 상황인지 우려가 된다”며 “그래서 ‘혹시’라는 생각을 한번 해보지만, 거의 김정은이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항에서 체포된 용의자의 경우)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 장소에 다시 나타날 수가 없을 것”이라며 ”정제되지 않은 보도나 보고가 나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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