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母 성혜림, 모스크바에서 외롭게 사망…가명 ‘오순희’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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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15일 0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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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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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으로 여겨지는 인물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가운데 그의 모친인 성혜림이 재조명되고 있다.

성혜림은 1937년 1월 경남 창녕 명문가의 3대 독자인 아버지 성규경과 잡지 '개벽'의 여기자였던 어머니 김원주의 둘째 딸로 태어났다.

성혜림은 6·25전쟁 당시 어머니를 따라 월북했으며, 1955년 전 조선작가동맹위원장 이기영의 장남 이평과 결혼해 '옥돌'이라는 딸을 낳았다.

당시 성혜림은 연극영화대학을 졸업후 북한 인기배우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그의 삶은 1960년대 말 영화 촬영소에 자주 들렀던 김정일을 만난 후 바뀌기 시작했다.

성혜림은 1969년 김정일과 동거에 들어갔다. 김정일은 성혜림을 강제로 이혼시킨 뒤 영화 출연도 그만두게 했다.

그리고 1971년 김정일과의 사이에서 김정남을 낳았다. 하지만 김일성은 성혜림을 며느리로 인정하지 않았다. 1974년 김정일이 김영숙과 결혼하면서 성혜림은 우울증과 신경쇠약에 걸렸다.

성혜림은 그해 러시아 모스크바로 떠났고, 외롭게 요양하며 살던 그는 2002년 5월 숨졌다. 당시 성혜림의 시신은 사망 직후 북한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인수해 갔고, 모스크바 시내 공동묘지에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성혜림은 병원 치료 과정에서 '오순희'라는 가명을 쓴 것으로 전해지는데, 묘지 관리사무소 사망자 명부에도 '오순희'로 기재돼 있었다. 그리고 그 묘비 뒷면에는 '묘주 김정남'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09년 북한 소식에 정통한 한 인사는 "묘가 방치돼 있다는 것은 현재 김정남의 위상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성혜림의 조카인 이한영 씨는 1982년 한국으로 귀순해 한국 여성과 결혼했으나 1997년 2월 경기 성남시 분당의 한 아파트에서 괴한들이 쏜 총에 피살됐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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