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순실 ‘특검수사 흠집내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딸-손자까지 멸망시키겠다고 해”… 고개 꼿꼿이 들고 끌려오며 외쳐
“특검, 한통장 쓴걸 재산공유로 몰아”… 변호인 만나 “괜히 말했나” 후회도

작심한 최순실 “특검이 자백 강요” 고함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강제 구인된 최순실 씨가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 건물로 들어오면서 취재진을 향해 “특검이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 너무 억울하다” “더 이상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라며 소리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작심한 최순실 “특검이 자백 강요” 고함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강제 구인된 최순실 씨가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 건물로 들어오면서 취재진을 향해 “특검이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 너무 억울하다” “더 이상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라며 소리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

 25일 오전 11시 16분. 정확히 한 달 만에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강제 소환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구치소 호송차에서 내려 걷다가 대기 중이던 취재진이 가까워지자 고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연달아 여섯 차례나 출석 요구를 거부한 끝에, 특검이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구인하자 반발한 것이다.

 “어린애(딸 정유라 씨)와 손자까지 멸망시키겠다고 하고 이 땅에서 죄를 짓고 살아갈 수 있겠느냐는데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공동 책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하고 있어요. 이것은 너무 억울해요. 우리 애들까지, 어린 손자까지 이렇게 하는 것은….”

 호송 교도관의 제지에도 최 씨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고개를 꼿꼿이 쳐들고 취재진의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석 달 전 검찰에 출석할 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죽을죄를 지었다”며 필사적으로 온 몸을 웅크리던 모습은 간 데 없었다.

 최 씨의 돌발 행동에 취재기자들은 “대박이네”라며 실소했고 특검 사무실을 청소하는 용역업체 직원 임모 씨(65·여)는 말싸움을 하듯 “염병하네”라고 세 차례 소리치며 최 씨를 비난했다.

 최 씨는 발언 직후 특검 사무실에 들어가 변호인과 만난 자리에서 “하도 억울해서 말을 했더니 조금 후련해졌다”며 기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 씨는 자신이 한 말을 복기하면서 “박 대통령과의 공동 책임을 밝히라고 했다는 말은 괜히 했나”라며 후회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솥밥 먹고 한 통장 쓰고 한 것을 (특검이) 마치 재산을 (완전히) 나눠 가진 것처럼 말한다는 뜻이었는데 괜히 오해받게 됐다”고 말했다는 것.

 특검은 브리핑을 통해 “최 씨가 트집을 잡아 특검 수사에 흠집을 내려고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최 씨는 9시간 넘게 이어진 특검 조사 내내 진술을 거부하다 밤늦게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
#최순실#특검#정유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