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승마협 前전무 “다 폭로” 최순실 협박… 삼성 승마지원에 대가성 정황 드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특검, 진술 확보… 뇌물죄 입증 주력

 최순실 씨(60)와 삼성 사이의 ‘가교’ 역할을 했던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64)가 “삼성과 체결한 계약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다 폭로하겠다”며 최 씨를 협박했다는 진술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확보했다. 승마 특혜지원 논란을 빚고 있는 삼성과 최 씨 사이의 거래 배경에 모종의 대가성이 있었다는 취지다.


 최 씨의 최측근 인사는 22일 동아일보와 만나 “지난해 8월 26일 삼성전자와 최 씨 소유의 독일 법인 코어스포츠인터내셔널(현 비덱스포츠) 간의 총 257억 원대 계약이 체결된 후 박 전 전무가 최 씨에게 승마선수 훈련 지원 등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바른말을 했다가 그 자리에서 해고됐다”고 말했다. 이후 코어스포츠에서 손을 뗀 박 전 전무는 한국으로 귀국해 “‘약속을 지키지 않고 내 코어스포츠 지분을 돌려주지 않으면 다 불어버리겠다’고 최 씨에게 이메일을 보냈다”고도 최 씨 측근은 전했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0)의 승마 훈련 지도를 계기로 최 씨 측근이 된 박 전 전무는 정 씨의 독일 전지훈련 계획을 삼성에 제안한 아이디어 제공자이자 계약 체결 과정에서 양측의 의견을 조율한 인물이다. 이 때문에 그가 폭로를 빌미로 최 씨를 압박한 데는 삼성이 지금까지 부인해왔던 자금 지원의 대가성과 거래 전말을 상세히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에서 수사 기록을 넘겨받은 특검은 이런 진술들을 토대로 삼성과 최 씨, 박근혜 대통령 등이 얽힌 제3자 뇌물죄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과 최 씨의 계약 무렵 불거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당시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삼성 오너 일가에 유리하도록 찬성표를 던진 경위가 연결고리가 될지 의심하고 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김민 기자
#최순실#승마협회#삼성#승마지원#박원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