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반기문, 정치판 기웃거리지 마시라…신의 없는 기회주의자 ” 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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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21일 14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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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반기문 총장, 정치판 기웃거리지 마시라” 일갈/반기문 총장.동아DB.
안희정 “반기문 총장, 정치판 기웃거리지 마시라” 일갈/반기문 총장.동아DB.
야권의 대선후보 중 한 명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21일 사실상 대선출마 선언을 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향해 “반기문 총장, 정치 기웃거리지 마시라”고 일갈했다.

특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자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그 슬픈 죽음에 현직 대통령 눈치 보느라 조문조차도 하지 못했던 분”이라고 비난했다.

안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기자들과 만나 대권 의지를 드러낸 반 총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반 총장의 노 전 대통령 관련 발언에 격한 반응을 보였다.

전날 반 총장은 노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비판에 대해 “저는 평생 살면서 배신이라는 얘기 들어본 적이 없다. 인격을 모독해도 너무 모독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반 총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봉하마을을 2011년 참배한 사실과 더불어 “언론보도가 많이 안됐지만 저는 서울에 가는 계기나 매년 1월 초에 늘 권양숙 여사에게 전화를 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이제 와서 변명하신다”며 “대통령 서거 2년 뒤, 몰래 봉하 묘역을 다녀왔으며 해마다 1월 1일이면 권양숙 여사께 안부 전화를 드린다고…솔직히 그 말씀을 듣는 것조차 민망스럽기 그지없다”고 꼬집었다.

반 총장이 기회주의자라는 주장도 폈다.
“중부권 대망론과 친박계의 추대론을 은근히 즐기시다가 탄핵 바람이 불어오니 슬그머니 손을 놓고 새누리당 당 깨져서 후보 추대의 꽃가마가 당신에게 올 것이라 기다리고 계신다”고 한 것.

안 지사는 “자신이 모시던 대통령의 죽음 앞에 조문조차 하지 못하는 신의 없는 사람, 태평양 건너 미국에 앉아서 이리저리 여의도 정당 판의 이합집산에 주판알을 튕기는 기회주의 정치 태도, 정당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는 수준의 낮은 민주주의 인식으로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 수 없다”고 반기문 불가론을 펴면서 “정치판에 기웃거리지 마시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반 총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제가 10년 동안 유엔 총장을 역임하면서 배우고, 보고, 느낀 것이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살라서라도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정치라는 것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기성 정치인들과의 연대할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정치 지도자들은 자신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당이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국민이 없고 나라가 없는데 무슨 파(派)가 중요한가. 노론-소론, 동교동-상도동, 비박-친박 이런 것이 무엇 소용인지 저는 알 수가 없다"는 말로 기성 정치권을 질타했다.

반 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 대선출마 선언으로 여겨진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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