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춘 작성 ‘특검·국조 대응’ 내부 문건 보니…“박영선·안민석은 ‘저·공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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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15일 12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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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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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최순실 게이트’ 특검과 국정조사에 대한 재단의 대응방침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정 전 이사장은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여야 위원들의 성향까지 상세히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 정 전 이사장이 작성한 ‘특검 및 국정조사 재단(K스포츠) 대응방침’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입수해 공개했다.

정 전 이사장은 최순실 씨의 단골 스포츠마사지센터 원장으로, 이후 최 씨가 대기업에 강제모금으로 설립한 K스포츠재단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박 의원은 해당 문건을 들어보이며 “정 전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나눠준 자료가 맞느냐”고 물었고, 정 전 이사장은 “그렇다. 제가 직접 작성했다”고 시인했다.

해당 문건에는 특검과 국정조사 일정, 주요 쟁점 등을 비롯해 재단 이사장과 사무총장 등 간부들이 어떤 의혹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의 지침도 담겼다.

이사장의 경우 ‘재단사업, 롯데건, 이사장 선임배경 등과 관련해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토대로 재단이나 본인에 불리하지 않도록 준비서면을 작성한다’, ‘예상 답변서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가능한 짧게 준비한다’ 등의 지침이 담겼다. 사무총장은 ‘안종범 및 최순실과 관계를 정확히 한다’고 적혀 있다.

특히 ‘최순실 국조특위’ 소속 17명의 여야 의원들을 정당별로 분류, 의원들의 정치 성향 파악까지 해놓았다. 새누리당 특위 위원 8명 중 이완영, 이만희, 최교일 의원 등 3명은 청색으로 표시하고 ‘친박’이라고 적었다. 최교일 의원의 경우 ‘검사 출신’이라는 설명도 달았다.

야당 특위 위원들 중 박영선, 안민석 두 의원은 적색으로 표시하고 ‘저(격수)·공격수’라고 적었다.

박 의원은 “특검에서 두 재단 설립에 돈을 낸 기업들의 대가성 여부와 관련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분석해놨다”며 “이걸 정 전 이사장이 스스로 작성했다고 믿겨지지 않는 문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 전 이사장은 “직원들이 동요하고 있다고 판단해 (스스로) 작성한 것”이라고 답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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