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수사받을 의지 있나”… 與 비주류도 “국민들 화 더 돋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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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검찰조사 진통]정치권 ‘靑의 檢조사 회피’ 비난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15일 검찰 조사 연기를 요청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야권은 “박 대통령이 성실하게 조사받을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은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일부 비주류 의원들은 “국민들 눈에는 수사를 방해하려는 것으로 비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 野 “대통령 담화, 위기모면용이었나”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박 대통령의 검찰 조사 연기 요청은 조사를 회피하고, 최순실과 문고리 3인방 등 측근을 보호하기 위한 꼼수일 뿐”이라며 “‘검찰이 일방적으로 일정을 통보했다’며 불평을 늘어놓는 모습에서 ‘성실히 수사 받겠다’는 대통령의 사과가 한낱 ‘위기 모면용’에 불과했다는 게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대변인도 “일부 언론 보도로 알려졌듯 청와대가 이미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는데도 이제 와서 사건 검토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니, 아직 은폐하지 못한 증거가 많이 있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법조인 출신의 야당 의원들은 유 변호사의 대통령 조사 연기 요구를 집중 반박했다.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는) 장기간 언론을 통해 혐의가 알려졌는데 지금에서야 (대통령이) 검찰 수사 준비를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변호인을 선임할 시간이 충분했고 청와대 참모진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유 변호사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한 이들에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발악하는 웃긴 놈들’이라는 막말을 쏟아부은 사람”이라며 “최순실이 없어서 이런 사람을 추천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 친박 “지켜보자” vs 비박 “부적절”

 새누리당은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진영 간에 의견이 엇갈렸다. 김성원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스스로 밝혔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변호인 선임 및 조사 시기, 방법 등에 대해서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친박계 의원들도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고 했으니 차분히 지켜보자”고만 했다.

 반면 당내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민심을 다독여야 할 때 (검찰 조사를 미뤄) 국민들 화를 더 돋우면 어쩌자는 것이냐”며 “최대한 낮은 자세로 다 던지겠다는 대통령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주류인 한 중진 의원은 “박 대통령이 4일 대국민 담화에서 검찰과 특검 수사를 성실히 받겠다고 해놓고 막판에 자신의 말을 뒤집은 셈”이라며 “국민들 눈에는 수사를 방해하려는 것으로밖에 비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강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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