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시장 “朴대통령 풍자그림 전시 무산, 김종 前차관 전화 영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4일 22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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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홍성담 작가의 걸개그림 '세월오월'(사진)의 2014년 광주비엔날레 전시가 무산되는 과정에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개입했다고 윤장현 광주시장이 주장했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세월오월 전시 무산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외압설을 윤 시장이 2년여 만에 확인해준 셈이다.

윤 시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논란이 됐던 세월오월 전시 무산과 관련해 "당시 김 차관으로부터 (전시에 부정적인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윤 시장에 따르면 2014년 8월 초 김 전 차관은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비엔날레 특별전은 국비가 투입되는 사업인데 (세월오월을 전시하는 것이) 적절한지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윤 시장은 "당시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를 앞두고 국비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차관이 윤 시장에게 전화한 것은 그가 임명된 지 약 10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김 전 차관은 광주하계유니버스아드대회의 예산지원 업무 등을 맡고 있어 중앙정부의 지원이 중요한 시점에 주무부처 차관의 의견을 윤 시장이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월오월은 2014년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에 전시될 예정이었다. 가로 10.5m, 세로 2.5m의 걸개그림이다. 5·18 시민군 등이 침몰한 세월호를 인양하는 모습 외과 함께 박 대통령을 김기춘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묘사한 모습도 담겼다. 당시 광주시는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등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전시에서 제외하고 홍 작가를 해촉할 것을 광주비엔날레재단에 지시했다. 이후 홍 작가는 박 대통령 모습을 허수아비에서 닭 형상으로 바꿔 다시 제출했지만 결국 전시를 철회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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