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문예위 미르 회의록 삭제… 은폐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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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국정감사]도종환 “경총회장 모금비판 발언 빼”
문예위 “안건 무관해 정리본서 삭제”… 차은택-콘텐츠진흥원장 유착도 추궁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국감에서는 미르재단과 관련한 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 회의록 공방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문예위가 국회에 제출한 회의록 삭제 의혹을 제기했다.

 도 의원 측이 이날 문예위로부터 제출받은 지난해 11월 6일 제173차 회의록은 도 의원이 별도로 확보한 45쪽짜리 원본에서 14쪽이 누락돼 있었다. 삭제된 내용 중에는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미르재단 설립을 위한 모금 과정과 관련해 “전경련이 대기업 발목을 비틀어 450억∼460억 원을 내도록 하고 있다”는 부분도 들어 있다.

 도 의원은 이를 근거로 “문예위원 중 포스코 사외이사를 겸임하는 분(박 회장)이 ‘포스코에서 미르재단에 30억 원을 낸다고 했는데 이사회에서 추인만 하는 것이라고 해 부결 못하고 왔다’는 등의 내용을 뺐다”며 은폐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도 의원은 회의록 원문을 어떻게 입수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박명진 문예위원장은 “관례적으로 회의록은 속기 초벌본이 아니라 정리본으로 보존한다”며 “실무자들 얘기로는 여담이었고, 안건과 상관이 없어 삭제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CF 감독 출신인 차은택 씨가 본부장을 맡았던 문화창조융합센터를 집중 거론했다. 더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문화창조융합센터의 예산을 지원한 송성각 콘텐츠진흥원장에 대해 “원장 공모 당시 1차 평가에서 2등, 2차 평가에서 3등을 했는데도 원장으로 선정된 것부터 문체부의 특혜 의혹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유은혜 의원은 “차 씨가 2015년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 전시총괄 감독을 맡은 후 전시대행사인 시공테크는 5억 원짜리 영상 제작 용역 중 하나를 머큐리포스트에 맡겼다”며 “머큐리포스트는 송 원장이 대표로 있었던 업체”라고 했다. 송 원장은 “차 씨와 한때 아주 친했다”면서도 콘텐츠진흥원장 취임 후 유착 의혹은 부인했다.

 한편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은 차 씨 후임으로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임명된 뒤 한 달 만에 사퇴한 이유에 대해 “단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고, 결재권이 없는 구조적인 문제로 사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kimje@donga.com·이지훈·한상준 기자
#미르재단#국감#차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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