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도 있다며 태풍은 못 막나” 北주민들, 당국 ‘협박’에 반발…무슨 일?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9월 21일 0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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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태풍의 영향으로 큰 피해를 입은 북한에서 당국의 ‘협박성’ 당부로 인한 농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당국이 “농작물 피해를 막지 못했을 경우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는 것. 이에 일부 주민들은 “핵무기도 있다면서 태풍을 막을 방법은 없느냐”며 당국의 협박에 야유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A 방송 화면
채널A 방송 화면
20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소식통을 인용, “10호 태풍 ‘라이언록’의 영향으로 큰 피해를 본 북한 당국이 또 다른 태풍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세우라며 농업부문 간부들과 농민들을 들볶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유엔은 이 태풍의 영향으로 두만강 지역에 내린 100년 만의 폭우 탓에 북한에서 138명이 사망하고 400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더불어 홍수로 논밭 7914ha(헥타르·7914만㎡)가 침수되고 2082ha(2082만㎡)가 유실되는 등 피해가 잇따라, 추수를 앞둔 협동농장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이 같은 피해에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RFA는 소식통을 인용, 당국이 마땅한 대안 제시 없이 “폭우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막지 못한 해당 농업부문 간부들은 물론, 논밭을 분할 받아 경작하는 농장원들도 처벌하겠다”고 협박해 북한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지금 자강도의 협동농장들은 물론, 뙈기 밭을 다루는 개인들도 태풍이 또 온다는 소식에 넋을 잃은 표정”이라며 “‘태풍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다 지어놓은 곡식에 손실이 발생하면 해당 협동농장에 연대적인 책임을 따지겠다’는 내각 농업성당위원회 지시가 내려와 그러지 않아도 심란한 농민들의 심기를 쓸데없이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동농장 간부들과 농민들은 ‘중앙에서는 태풍을 막을 수단이나 하늘을 틀어막을 비법을 알고 있는 것이냐’면서 모든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기지 말고 중앙에서 대책을 제시해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주민들은 ‘핵무기도 가졌고 미사일도 만든다면서 태풍이나 폭우를 막을 방법은 아직 찾지 못했느냐’며 중앙의 그릇된 협박을 야유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 역시 “(양강도 대홍단군에서는) 서두분장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의 피해는 거의 없다”면서도 현지 농업부문 간부들과 농민들이 또 다른 태풍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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