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성뒤 삼보일배… 12년만에 친문 진영의 ‘얼굴’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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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신임대표 추미애]추미애 대표의 21년 정치인생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 당 대표는 1995년 정계에 입문해 21년 만에 제1야당의 원톱에 오르는 동안 적지 않은 정치적 굴곡을 겪었다.

대구 세탁소집 셋째 딸인 추 대표는 광주고등법원 판사 시절인 1995년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1997년 ‘잔다르크 유세단’을 이끌고 불모지인 대구 유세장을 누벼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2년 대선에서는 노무현 후보의 국민참여운동본부장으로 돼지저금통을 들고 모금활동을 펼쳐 ‘돼지 엄마’로 불렸다.

하지만 2003년 열린우리당 합류를 거부한 채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으며 시련을 겪었다. ‘삼보일배’를 하며 옛 민주당 구하기에 나섰지만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2년 동안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이 두 차례 입각을 제의했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더민주당 관계자는 “한때 친노로부터 ‘역적’ 소리를 듣다가 친문의 지지를 업고 간판으로 나서게 된 건 아이러니”라고 했다.

추 대표는 고 박순천 여사(1963년 민주당, 1964년 민중당 총재), 한명숙 전 총리(2012년 민주통합당 대표)에 이어 야권(민주당 계열) 여성 대표 계보를 잇게 됐다. 또 TK(대구경북) 출신 첫 여성 야권 대표로도 이름을 남기게 됐다. TK 출신 야권 대표로는 2002년 김중권 민주당 대표가 있지만 투표를 통해 뽑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선명성을 강조하는 추 대표가 취임하면서 여야 관계는 ‘협치’보다 ‘대치’ 국면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김종인 전 대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의 당론 채택을 유보하고 ‘전략적 모호성’ 전략을 폈지만 추 대표는 취임 후 사드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추 대표는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에서 충돌하는 상징물이 사드가 되지 않게 잘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은 “당론 채택은 절대로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강성보다는 중도실용 노선의 김 전 대표를 보조했던 우상호 원내대표와 추 신임 대표의 호흡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편 추 대표는 신임 최고위원들과 취임 첫 공식 일정으로 29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의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도 참배하기로 했다. 지난해 문 전 대표는 두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지만 일부 최고위원은 반발의 뜻으로 동행하지 않았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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