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요구에도 권성동 ‘버티기’… 김희옥 복귀하자마자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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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유승민 복당’ 내홍 증폭

‘사퇴 압박’ 착잡한 권성동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의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비박(비박근혜)계 
권성동 사무총장(가운데)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가 끝난 뒤 착잡한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사퇴 압박’ 착잡한 권성동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의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비박(비박근혜)계 권성동 사무총장(가운데)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가 끝난 뒤 착잡한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유승민 복당’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내전(內戰)이 점입가경이다.

칩거 나흘 만에 당무에 복귀한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권 총장은 “비대위 의결 없이는 물러날 수 없다”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 모두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 ‘권성동 경질’ 내홍 2라운드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비 온 뒤 땅이 더 굳으려면 말려 줄 햇빛이 필요하다. 새누리당에 필요한 햇빛은 내부의 단결과 양보, 배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듭 권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권 총장은 회의에 앞서 김 위원장과 따로 만나 “당의 통합과 화합을 위해 (사퇴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재고를 요청했지만 김 위원장은 “(재고를) 못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비박계 김영우 비대위원은 김 위원장이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려 하자 즉각 “발언권을 달라”며 “권 총장의 경질이 비대위의 복당 승인과 연계된 것이라면 이는 비대위의 자기부정이자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김용태 의원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해임 의결을 하지 않는 이상 총장직은 유지된다”며 힘을 실었다.

친박계 의원 26명은 이날 오후 모여 다시 한 번 권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이른 시일 안에 의원총회를 열어 정진석 원내대표가 일련의 사태(복당 승인 과정)에 대해 경위를 설명하고, 복당 의원들은 당 화합을 위한 견해를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 극한 혼란에 빠진 새누리당

표면적으로 비박계는 ‘버티기’로, 친박계는 ‘압박하기’로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속으론 양쪽 모두 난감한 상황이다. 한 비박계 비대위원은 “김 위원장이 경질 방침을 밝혔는데 권 총장은 명분상 자진해서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없던 일로 하면 혁신을 위해 모셔온 김 위원장의 권위가 추락하면서 당의 모양새가 우습게 돼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김 위원장이 새 사무총장을 인선하려면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해야 한다. 이 경우 비박계 비대위원은 “‘권성동 해임안’부터 의결하라”고 맞설 공산이 크다. 권 총장 해임을 놓고 또다시 복당 문제처럼 무기명 투표를 하게 되더라도 양 계파 모두에 부담이 된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당직자 해임을 표결로 처리한 전례가 없다”고 했다. 정치적 결단이라는 것이다.

이학재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비공개회의에서 “권 총장의 해임을 의결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이니 권 총장이 유감을 표명하는 선에서 매듭짓자”고 중재안을 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회의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박계 3선 의원은 “김 위원장이 당내 복잡하게 얽힌 계파 갈등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친박의 ‘권성동 사퇴’ 카드를 덥석 무는 자충수를 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꼬인 매듭을 풀기 위해선 권 총장이 유감 표명과 함께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악의 비대위 붕괴 상황을 막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홍수영 gaea@donga.com·이재명 기자
#새누리당#권성동#복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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