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 “모든 것을 연기처럼 하는 北상황 서글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0일 19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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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이 억눌러진 사회에서 모든 것을 연기처럼 해야 하는 북한의 상황이 서글프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0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영화 ‘태양 아래’를 보고 난 뒤 착잡한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이날 상영회에는 윤 장관을 비롯한 외교부 직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

러시아의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2014년 북한에서 촬영한 이 영화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행사를 준비하는 여덟 살 북한 어린이의 일상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촬영 과정에서 주민들을 통제하고 일상을 연출하는 북한 당국의 모습을 생생히 담아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진미는 제작진이 조선소년단에 들어간 소감을 묻자 답을 생각해 내지 못 하고 갑자기 눈물을 흘린다. 그러다가 시를 외워보라고 하자 표정이 밝아지면서 김정일 김정은을 찬양하는 시를 읊는다. 정해진 답 외에는 말하지 못 하는 진미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자 강당에는 적막이 흘렀다.

윤 장관은 “(마지막 장면은) 진미로 대표되는 북한 주민의 어려운 삶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결국은 자유와 인간의 존엄, 인권 측면에서의 큰 변화를 우리가 국제사회와 함께 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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