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비대위원 교체 불가’ 가닥… 친박 보이콧 정면돌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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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연석회의… 중진들 중재 주목

정진석, 지역구行 하루만에 국회 복귀 새누리당 정진석(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왼쪽),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19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위해 만나 대화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 인선 등을 놓고 
친박(친박근혜)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정 원내대표는 18일 지역구인 충남 공주로 내려갔다가 하루 만에 국회로 복귀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정진석, 지역구行 하루만에 국회 복귀 새누리당 정진석(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왼쪽),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19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위해 만나 대화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 인선 등을 놓고 친박(친박근혜)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정 원내대표는 18일 지역구인 충남 공주로 내려갔다가 하루 만에 국회로 복귀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9일 비대위원 교체를 요구하는 친박(친박근혜)계 요구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연 김영우 이혜훈 비대위원 등의 교체를 요구한 친박계의 인선 전면 재검토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얘기다. 그 대신 기존에 임명한 비대위원 10명의 교체 없이 친박계 의견을 들어 5명을 추가로 임명하는 방법을 절충안으로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내대표는 20일 열리는 4선 이상 중진의원과 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자신의 뜻을 내놓을 예정이다.

정 원내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 자택에서 하루를 보낸 뒤 19일 오전 기자들을 만나 “중진연석회의를 소집해 의견을 들어보겠다. 그게 순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천주교 대전교구청을 방문해 유흥식 주교와 면담한 뒤 공주 마곡사를 찾아 원경 주지 스님을 만났다.

정 원내대표는 서울로 향하며 “새누리당이 혁신하지 않으면 등 돌린 민심을 되찾기 어렵다. 당내 문제를 당내 인사로 풀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에 젊은 중진 의원들을 전진 배치한 게 내 (인사의) 기본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이란 의원이 많이 있으니 표를 많이 받은 건 당연했지만 친박들 표만 갖고 (당선)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친박계 지원만으로 원내대표에 당선된 게 아니라는 점을 못 박고 자신의 뜻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측근들과 대책을 논의하던 중 청와대를 향해 답답한 심경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사안을 일일이 청와대와 협의하는 것은 수평적 당청 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우려했다고 한다. 다만 이날 정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나와 다른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공개적인 충돌은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혁신위원장 인선에 대해서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만나 통음을 몇 번씩 하면서 도와달라고 했지만 오 전 시장이 ‘자숙기간’이라며 어렵다고 하더라. 김병준 전 대통령정책실장, 이헌재 진념 전 경제부총리, 김동연 아주대 총장 등도 직간접으로 접촉했지만 거절했다”고 했다. 김용태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내정하면서 교감한 사연도 소개했다. “김 의원이 정말 쇄신 의지 있다는 거 사람들 인정하는데 한 가지는 나랑 약속해줘야겠다. 첫째, 박근혜 대통령 끝까지 지켜야 한다. 둘째, 쇄신안도 좋지만 당을 분당 국면으로 끌고 가는 건 안 된다”고 했다는 것. 그런데도 친박 측에서 자신의 인선안을 보이콧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토로였다.

다만 정 원내대표는 최근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을 비롯해 서청원 의원과도 향후 인선 방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이날도 “(친박계를 비대위원으로) 추가 선임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라며 “백지 상태에서 다시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박계도 친박계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정병국 의원은 라디오에서 “계파 청산을 해야 하는데 인선에서 계파 안배가 잘못됐으니 다시 하라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20일 중진회의에서 계파 간 의견이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 당내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주=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정진석#비대위원 교체#연석회의#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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