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불쑥 ‘진실한 사람’ 논쟁 국민 볼 때 기가 막힌 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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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의 ‘쓴소리 특강’]유승민 문제부터 꺼내 친박 비판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왼쪽 서 있는 사람)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 총회에서 ‘새누리당에 바란다’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김 교수는 탈당한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주장했던 ‘증세 없는 복지의 문제점’에 대해 집권 여당이 논의하지 않은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왼쪽 서 있는 사람)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 총회에서 ‘새누리당에 바란다’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김 교수는 탈당한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주장했던 ‘증세 없는 복지의 문제점’에 대해 집권 여당이 논의하지 않은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탈당한) 유승민 의원 얘기부터 하겠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낸 국민대 김병준 교수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총회 특강 ‘새누리당에 바란다’에서 이렇게 입을 열었다. 4·13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로 규정하며 공천을 받지 못했다. 당내 논란거리인 유 의원 문제를 쓴소리의 첫 주제로 내세운 것이다.

김 교수는 “유 의원이 세금을 걷지 않고 복지하기 힘들다고 했다”며 “적어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공당이라면 심각한 논의를 했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 안에서 아무런 논박도 없이 바로 ‘진실한 사람’ 논쟁으로 넘어갔다”며 “국민이 볼 때는 기가 막힌 일”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지난해 새누리당 원내대표였을 당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청와대와 각을 세웠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당에선 증세 필요성에 대한 토론조차 없이 계파 간 내홍만 빚었다고 본 것이다. 당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가 유 의원을 비롯한 비박(비박근혜)계를 배제하는 등 공천을 주도한 총선을 두고도 “당내 세력 재편을 위한 선거였다”고 비난했다.

김 교수는 개헌 문제와 관련해 “국가 운영체제가 분명히 바뀌어야 한다”면서도 “그 고민을 친박과 반기문(유엔 사무총장)이라는 특정인이 연합해 재정권하기 위한 시나리오로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끄집어낸 건 국민을 모독하는 일이고 있어서는 안 되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날 특강 자료에서 선거운동 당시 김무성 전 대표와 서청원 전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한 표를 호소하며 사과하는 사진을 보여줬다. 그는 “이런 정치를 할 거라면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며 “무릎 꿇고 사과할 일이 있다면 정치를 그만둘 각오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치인은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대안을 내놓아야지 국민에게 표를 얻기 위해 사과해선 안 된다는 고언이다.

특강은 박수로 마무리됐지만 당선자총회가 비공개로 바뀐 뒤 비례대표 전희경 당선자는 “노무현 정부 정책실장에게 강연을 듣는 게 맞지 않다”고 반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송찬욱 song@donga.com·강경석 기자
#김병준#유승민#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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