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재인 빠진 원내대표 경선… 친문재인 표심이 최대변수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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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6명 출사표… 4일 경선… “범주류 우상호-우원식 쪽으로”
“충청권 이상민 밀것” 관측도

4일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 경선에 당내 최대 세력인 친문(친문재인) 진영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 등록을 마친 후보 6명은 모두 ‘탈(脫)계파’를 선언하고 나섰지만 여전히 당 안팎에선 ‘친문’ 진영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출사표를 낸 강창일 이상민(4선) 노웅래 민병두 우상호 우원식 의원(3선) 등 6명의 후보는 모두 범주류나 비주류에 속한다. 친문 진영에서 유일하게 출마를 고심했던 홍영표 의원은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지난달 30일 “정권 교체를 위해 출마하지 않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자칫 친노(친노무현)-비노 간 대립구도가 형성되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20대 총선 더민주당 당선자 123명 중 친문 진영은 50여 명에 이른다.

후보들은 한결같이 ‘당 화합’을 강조하면서도 수권 구상에선 다른 해법을 내놨다. 비노계인 강 의원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잘 안다”며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두루 당내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어 이견을 조정할 역량을 갖췄다”고 했다. 노 의원은 “질질 끌려다니지 않고 즉각 당론을 정하는 전통을 확실히 세우겠다”고 밝혔다. 중도 성향의 민 의원은 “박 원내대표를 20여 년 지켜봤다”면서 “내가 박 원내대표를 맞상대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86그룹 출신인 우상호 의원은 “초선 당선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초선이 주도하는 국회 개혁을 해내겠다”며 초선 표심을 공략했다. 김근태계였던 우원식 의원은 “국회 제도 개혁 논의를 시작할 ‘야권정치개혁협의체’를 추진하겠다”며 정치 개혁을 강조했다.

국민의당이 야권 내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박 원내대표를 의식한 ‘선수(選數)’ 마케팅도 두드러지고 있다. 4선인 강, 이 의원은 “박 의원과 체급이 맞는 4선 중진이 맏형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3선 의원들은 “선수보다 실력이 중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아직 친문 진영의 뚜렷한 표심은 드러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벌써부터 물밑에서는 범주류 후보(우상호 우원식), 비주류 후보(강창일 노웅래 민병두) 사이에 각각 단일화 얘기가 오가고 있다. 당사자들은 “경선 때까지 단일화는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이지만 한쪽에서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다른 쪽도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친문 진영의 표심이 범주류 우상호 우원식 의원에게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문재인 전 대표의 대권 도전을 고려할 때 친문 진영이 유일한 충청권 후보인 이상민 의원을 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내대표 선출 전날 있을 전당대회 연기 여부 결정도 변수다. 전대 연기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체제가 연장될 경우 친문 측에서 비대위를 견제하기 위해 전략적 몰표를 행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친문계 인사는 “의원들 간에 상의하고 있지만 아직 섣불리 얘기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친문의 표심이 드러날 경우 오히려 초선과 중립지대 의원 등을 중심으로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후보 간 계파 구분이 뚜렷하지 않고 초선도 58명에 달하는 등 변수가 많다”면서 “결국 토론과 정견 발표가 이뤄지는 당일 현장 분위기에 따라 결과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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