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조열차 전복 사고, 강력 대북제재 때문? “부품 수입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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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7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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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진출처 노동신문
김정은. 사진출처 노동신문
북한 함경북도 어대진과 함경남도 어대진 사이 철로에서 60t짜리 유조 열차 두 대가 탈선해 전복된 사고의 원인과 관련, “대북제재로 인해 열차 부품과 특수강 나사못 수입이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7일 북한전문매체 뉴포커스에 따르면, 함경북도 청진시의 통신원은 “특수강 나사못은 열차 운행에 없어서는 안 되는 부품이다. 소모가 잘 되는 부품의 특성상 지속적으로 수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열차 운행에 차질을 빗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해당 소식통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한 ‘특수강 나사못’은 북한 기관차 원동기를 고정시키는 부품이다. 열차와 원동기 사이의 진동이 심하기 때문에 일반 강철 나사못을 사용하면 금방 빠지므로 특수강 재질을 사용한다는 설명이다.

통신원은 강력한 대북 제재로 중국에서 특수강 나사못을 수입하지 못해 일반 강철 나사못을 사용하면서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철 따위가 그 진동을 어떻게 이기겠나. 국내 강철 고정못은 심지어 부러지기까지 한다. 그나마 평지에서는 괜찮다.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있으면 원동기가 계속 움직이다보니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열차가 멈춰버린다. 그렇게 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뉴포커스에 말했다.

북한 주민들이 돈이 되는 열차 부품을 훔쳐가 할 수 없이 중고품을 쓴 게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대북 제재로 수입이 금지돼 교체할 부품이 없어 노후한 부품을 재활용한 것이 사고를 불러왔다는 것.

혜산철도국 기관차대에서 열차 수리를 전문으로 했던 탈북민 최 씨는 “수명이 다 된 부품으로 열차 운행을 하게 되면 조금만 달려도 열차가 멈춰 서 버리고, 지속적인 부하를 받게 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뉴포커스는 북한 정권의 과도한 열차 운행 지시도 탈선 사고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청진시의 한 주민은 “(북한에서) 화물 열차로 움직이는 물동량의 대부분은 대체로 건설장에 필요한 시멘트나 석탄이다. 노동당 주요 행사를 앞두고 열차 사고가 빈번해지는 이유”라면서 “철도국 간부들은 중앙당의 건설 지시가 내려오면 열차 설비가 노후한 줄 알면서도 열차를 출발시킨다. 부실한 상태로 운행하는 열차는 얼마 못 가 중간에 멈춰서거나, 심하면 전복 사고를 일으킨다”며 ‘예견된 사고’라고 말했다.

앞서 뉴포커스는 6일 북한에서 60t짜리 유조 열차 두 대가 탈선 사고로 전복돼 120t에 달하는 디젤유가 바닥에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정부도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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