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막장 공천’… 이런 여당 2년 더 봐야 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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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싸고 친박-비박 충돌 가열… “김무성 사퇴를” “공관위 해체를”
심야 최고위 회의서도 결론못내

이 와중에 여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들어가면서 누군가를
 향해 짐짓 여유를 보이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날 최고위는 공천 문제를 놓고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가 충돌하면서 한 
차례 정회했다 밤늦게 재개됐지만 소득 없이 끝났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 와중에 여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들어가면서 누군가를 향해 짐짓 여유를 보이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날 최고위는 공천 문제를 놓고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가 충돌하면서 한 차례 정회했다 밤늦게 재개됐지만 소득 없이 끝났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4·13총선 후보 등록(24, 25일)을 코앞에 두고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막장극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가 장악한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이한구)는 18일 비박(비박근혜)계 의원을 대거 탈락시킨 ‘3·15공천’ 결과 수용을 거부한 김무성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공천 작업을 이틀째 중단했다. 김 대표는 사과 요구를 일축해 ‘공천 표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선 김 대표와 친박계 지도부가 ‘사생결단’식으로 충돌했다. 김 대표는 “공관위와 충돌하면 (대표도) 사퇴할 각오를 해야 한다”는 친박계의 압박에 “사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대표가 “이럴 거면 공관위원을 다시 뽑자”고 하자 서청원 최고위원은 “최고위를 해체하자”고 맞불을 놓았다고 한다. 이날 최고위는 심야 회동까지 했지만 공관위 파행 책임과 ‘비박계 학살’, 유승민 전 원내대표 공천 여부를 두고 또다시 충돌하면서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정치생명을 건 김 대표와 ‘세력 확장’에 나선 친박계가 공멸도 불사하겠다며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김 대표가 공천장에 도장을 찍지 않는 ‘옥새 보이콧’에 나설 경우 친박계는 최고위 해체로 맞설 가능성이 크다. 지도부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집권 여당의 공천이 계파 간 ‘끝장 대결’로 번진 데는 ‘친박 패권주의’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총선 뒤 당권과 대권,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 퇴임 이후까지를 겨냥한 친박계의 정치세력화 시도가 무리수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4년마다 되풀이된 정치보복이 더욱 노골화되면서 ‘한국 정치의 퇴행’이란 비판도 있다.

공관위 파행 중에 이 공관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해 “원내대표까지 지낸 사람이니 당의 상황을 신경 써야 한다. (유 전 원내대표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불출마를 압박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차라리 나를 잘라라”란 태도로 맞서고 있다. 국민은 안중에 없는 공천 파동에 “이런 여당 밑에서 2년이나 더 살아야 하느냐”는 말까지 나온다.

이재명 egija@donga.com·고성호 기자
#공천#새누리당#공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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