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김정은 “핵탄두 소형화” 발언도 정부는 가볍게 듣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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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이 “핵탄을 경량화해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 이것이 진짜 핵 억제력”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어제 보도했다. 김정은이 핵무기연구소를 찾아 소형 핵탄두로 보이는 모형 앞에서 지도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김정은이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것은 처음으로 국제사회의 핵·미사일 포기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달 초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통과시켰다.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은 독자 제재에도 나서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김정은은 이를 무시하듯 “위력이 있고 정밀화, 소형화한 핵무기들과 운반수단을 더 많이 만들라”며 실전 배치한 핵무기로 미국과 한국을 선제 타격하겠다고 협박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북한이 소형화한 핵탄두와 KN-08 실전 능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마크 웰시 미국 공군참모총장도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핵과 관련한 소형화 기술은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지 않느냐”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일부 전문가들도 북의 4차 핵실험이 수소폭탄 아닌 증폭핵분열탄이라 해도 핵탄두 소형화와 연결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작년 말 북이 수소폭탄 보유를 밝혔을 때도 “수소폭탄 제조 기술력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라던 정부가 또 판단 잘못을 한다면 국민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핵탄두 무게가 2t 정도면 노동미사일에 실어 주한미군 기지를 비롯해 한국 어디든 공격할 수 있다. 정부는 김정은의 말을 무시할 것이 아니라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한미 공동실무단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는 물론이고 탄도미사일에 대응한 4D(탐지 교란 파괴 방어) 작전계획을 하루빨리 보완해야 할 것이다.
#김정은#소형 핵탄두#북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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