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친박 김태환 ‘컷오프 1호’… 현역 대폭 물갈이 신호탄

  • 동아일보

與, 1차 공천-경선지역 발표

경북 구미을 김태환 의원(73)이 새누리당 현역 의원 가운데 4·13총선 공천 탈락 1호가 됐다. 김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 3선 의원이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친박계 의원을 가장 먼저 탈락시킴에 따라 영남권 P 의원 등 대대적인 현역 의원 물갈이가 예상된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4일 오후 경선지역 23곳과 단수추천지역 9곳, 청년과 여성 우선추천지역 각각 2곳을 발표했다.

단수추천지역에는 1월 더불어민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이 포함돼 사실상 공천이 확정됐다. 서울 노원병은 청년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돼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의 공천이 유력하다. 이 전 위원이 후보로 확정되면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맞붙게 된다.

이날 이 위원장의 발표는 사전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회견이 열리기 15분 전에야 기자들에게 공지할 만큼 서두른 기색이 역력했다. 이틀 전인 2일에도 그는 “열흘 내 중요한 발표는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전날 여의도연구원(여연)의 공천용 사전 여론조사 유출 파문을 덮기 위해 급하게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발표가 계획에는 없었다. (심사가) 빨리 진행돼 그렇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격앙된 목소리로 “나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또 페이스북에 “구미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사유가 없을 경우 중대결심을 할 것”이라는 글로 탈당 뒤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김 의원은 서청원 최고위원과 함께 당내 최고령이다. 한 공관위원은 “(김 의원은) 2013년 경찰 간부 폭행 의혹 등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른 게 고려됐다”고 말했다.

조경태 의원을 단수 공천한 것은 서울 마포갑에 출마한 안대희 전 대법관 등 영입인사를 배려하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그런 건 없다.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병과 관악갑은 청년 우선추천지역으로, 경기 부천 원미갑과 안산 단원을은 여성 우선추천지역으로 각각 지정됐다. 부천 원미갑에는 이음재 전 경기도의원이 유력하다. 이날 오전 추가로 유출된 여연의 문건에는 이 전 의원의 이름 옆에 ‘여성 우선’이라고 적혀 있었다. 결과적으로 유출 문건이 공관위 회의 결과를 내부 인사가 옮겨 적은 것임을 보여주는 예가 된 셈이다. 이날 발표된 경선지역 23곳은 유출 문건에서 1, 2위 간 지지율 격차가 ‘초박빙’으로 나온 곳들이다.

원유철(경기 평택갑), 유의동(〃 평택을), 김정훈(부산 남갑), 서용교(〃 남을), 이주영(경남 창원 마산합포), 김태흠(충남 보령-서천),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 등은 단수 추천으로 사실상 공천이 확정됐다. 하지만 지역구에 단수로 공천 신청한 나경원, 정두언, 김용태 의원 등은 이날 심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다.

한편 이 위원장은 “국정의 발목만 잡은 야당 의원의 지역구에는 ‘킬러’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며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되면 우선추천지역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홍수영 gaea@donga.com·송찬욱 기자
#김태환#새누리당#컷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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