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테러법 수정안 낸뒤 부결되자 퇴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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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의장 직권상정 사과하라” 고성도… 여당안엔 국민의당 김영환만 반대표

항의하는 이종걸 2일 오후 국회 본회의가 속개됐지만 정의화 국회의장(단상 위)이 모두발언을 하던 중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단상 앞 오른쪽)가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대해 정 의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왼쪽)도 이 원내대표에게 의사진행 방해를 두고 항의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항의하는 이종걸 2일 오후 국회 본회의가 속개됐지만 정의화 국회의장(단상 위)이 모두발언을 하던 중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단상 앞 오른쪽)가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대해 정 의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왼쪽)도 이 원내대표에게 의사진행 방해를 두고 항의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일 오후 9시 33분 국회 본회의장. 정의화 국회의장이 신상발언을 통해 테러방지법을 둘러싼 오해에 대해 해명하면서 속개 5분 만에 고성이 오갔다. 정 의장의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맞선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는 8일 만에 종료됐지만 상한 감정은 그대로 표출됐다.

정 의장은 “테러방지법이 악용된다면 저부터 앞장서 싸울 것”이라면서 “오랜 여야 협상의 결과 (인권 침해에 대한) 통제 장치는 다각도로 마련됐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러자 더민주당 의원들이 “직권상정에 대해 사과하라”며 소리쳤다. 새누리당 의원도 “의장에게 사과하라”고 맞받아쳤다. 순간 본회의장은 난장판이 됐다. 더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도 의장석을 두 팔로 끌어잡고 정 의장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결국 정 의장이 “제가 비상사태라는 걸 설명하려 했는데 강동원 의원이 듣지 않겠다고 한다”며 신상발언을 중단하자 10분간 이어진 소란도 끝이 났다.

여야 찬반 토론 후 이어진 테러방지법 표결에서 더민주당의 수정안이 부결되자 야당 의원들은 방침을 정한 대로 퇴장했다. 하지만 이어진 새누리당의 수정안에서는 야당 의원 가운데 국민의당 김영환 의원만이 자리에 남아 반대표를 던졌지만 가결됐다. 김 의원은 “정부여당의 테러방지법 내용에 반대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 생각해 반대했다”고 밝혔다. 앞서 여야는 필리버스터가 이날 저녁 종료되자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연달아 열어 테러방지법안, 북한인권법안,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여야는 이날 필리버스터 종결 직후인 오후 8시 15분 법제사법위원회를 개의해 20대 총선 선거구역표가 첨부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해 본회의로 넘겼다. 당초 법사위에선 새누리당이 반대하는 세월호 특검 요청안이 첫 논의 안건으로 올라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여야는 세월호 특검 요청안 처리 순서를 뒤로 미뤄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무쟁점 법안들을 통과시킨 뒤 정회시켜 통과 법안을 본회의로 넘겼다.

더민주당은 법사위가 열리는 시간에 의원총회를 열어 본회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늘 본회의 절차가 미비하지만 오늘 법안 처리를 마무리 짓고 선거 현장에 가는 게 맞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테러방지법 수정안이 부결될 경우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원안 표결 때만 퇴장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본회의장으로 향했다.

테러방지법 처리 이후 최근 당의 컷오프 방침으로 20대 총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 더민주당 유인태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발언에서 “제 삶에서 여기(본회의장)에 서서 마지막으로 하는 발언 같다”며 선거제도 개편을 주장한 뒤 내려가자 새누리당 의원이 모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필리버스터#더민주#본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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