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내부 “비박의원 컷오프 힘들어졌다”

[새누리 ‘살생부說’ 파문]
살생부대로 되면 친박에 역풍… 자격심사 돌입한 이한구에 눈길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29일 현역 의원 경선 배제를 결정하는 자격심사에 본격 돌입했다. ‘살생부’ 논란으로 불붙은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 간 ‘공천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친박계는 김무성 대표가 의도를 갖고 살생부 논란을 일으켰다고 판단하고 있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공천에 개입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려 했다는 것이다. 설령 살생부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관계가 껄끄러운 김 대표에게 건넬 이유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공은 이한구 공관위원장에게 넘어갔다. 그는 이날 “우리는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하나하나 철저하게 심사해 가려낼 것”이라며 엄정한 자격심사를 예고했다. 일방적인 컷오프(현역 의원 배제)를 단행할 순 없지만 여러 그물망을 만들어 현역 의원들을 걸러내겠다는 의미다. 이번 주부터 경선 지역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현역 배제’가 가시화된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살생부 논란’으로 김 대표가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 위원장이나 친박계가 비박계 의원들을 경선에서 배제시키는 데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이란 얘기다. 자칫 ‘살생부대로 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 경우 친박계가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살생부 논란에 공식 사과하면서 “여러 가지 말들이 떠돌고 있는데 우리가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의결했고 당헌·당규까지 고쳐서 정한 룰이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혹시라도 있을 친박계의 공천 개입에는 계속 맞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