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필리버스터 ‘11시간 39분’…역대 국회 최장 발언 기록 재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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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2월 27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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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필리버스터

정청래, 필리버스터 ‘11시간 39분’…역대 국회 최장 발언 기록 재경신

27일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맞선 야당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17번째 주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11시간 39분에 걸쳐 발언하며 역대 국회 최장 발언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이날 정청래 의원은 새벽 4시 41분부터 오후 4시 20분까지 발언하며 11시간 39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24일 세 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같은 당 은수미 의원의 기록 10시간 18분을 깬 것이다.

당시 은수미 의원은 1969년 8월 3선 개헌 반대 발언에 나선 박한상 신민당 의원의 필리버스터 국내 기록(10시간 15분)을 깨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이 기록도 얼마 못 가 정청래 의원에게 깨졌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토론에서 “테러방지는 현행 대테러 지침으로 충분하다”며 “다른 법이 없어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테러방지법은 국정원 밥그릇 지키지 법안”이라며 “대테러방지법에 있는 테러인물에 대한 추적권, 조사권을 삭제하고 그 기능을 대테러센터에 이관해야 하고, 국회 견제 장치가 마련되어 민주적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테러방지법이 북한을 겨냥한 것을 거론하며 “아무리 속이 썩어 문드러지더라도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라며 “강대 강으로 가더라도 그것이 국익상 손해라면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북한과 관계의 최종 목표는 국익 추구”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의원은 “테러방지법안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더라도 추진해야 하느냐. 기존 국가대테러활동 지침, 국정원법 등 이미 있는 법안을 다 짜집기한 것에 불과하다”라며 테러방지법안 주요 내용을 줄줄이 읊기도 했다.

정청래 의원은 “저는 일부 시민단체와는 달리, 국정원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제대로 된 국정원이 필요하다”라며 “국정원에 도·감청 권한, 계좌추적권을 주는 것은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의원은 국정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을 예로 들며 “저는 88년 9월에 안기부에 끌려가 이름모를 모텔에서 팬티바람에 3시간동안 죽지 않게 두들겨 맞았다”며 “맞아 본적이 없는 사람들은 모른다”라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발언 도중 테러방지법과 무관한 1987년 6월 민주항쟁, 국정원 댓글 사건 관련 발언을 해 새누리당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정 의원은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유신 질주 본능을 멈춰 달라”고 호소하며 반나절에 가까운 장시간의 필리버스터를 마무리 지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18번째 주자로 나섰다. 진선미 의원은 이날 오후 4시 21분부터 발언을 시작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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