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訪美]‘美 안보의 중심’ 70분간 찾아… “北 도발땐 공동응징”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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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美국방부 펜타곤 방문… 주변국에 확고한 한미공조 과시
예포 21발 발사… 17분 환영식
3년전 시진핑 방미땐 12분 행사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국방부 ‘펜타곤’ 방문 시간은 70분에 불과했지만 한반도와 전 세계에 주는 메시지는 강렬했다. 북한을 향해 ‘추가 도발 시 한미의 공동 응징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경고를 보냈다. 주변국에는 확고한 한미동맹 재확인을 통해 중국 경사론을 불식하고 균형적인 외교를 추구하고 있음을 확인시킨 것이다.

김태현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박 대통령의 펜타곤 방문은 북한과 미국 내부에 동시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북한에는 한미 공조를 과시하며 도발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는 한편, 미국 조야(朝野)에는 안보 동맹으로서 한미동맹이 여전히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미동맹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연합방위체계를 구축해 왔다는 점”이라며 “동맹 국가 대통령이 ‘미국 안보의 중심’인 펜타곤을 방문함으로써 중국 경사론을 단번에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한국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미국 내 우려에 대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펜타곤 방문이라는 상징적인 장면을 통해 한미 공조를 강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펜타곤 방문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예우는 남달랐다. 펜타곤 연병장인 ‘리버 퍼레이드 필드’에서 열린 공식 의장행사가 대표적이었다. 행사장에는 박 대통령이 도착하기에 앞서 육해공군 의장대가 부동자세로 도열한 가운데 군악대의 연주가 울려 퍼졌다. 직사각형의 연병장 한쪽에 얕은 단상이 마련됐고, 그 맞은편 끝에 양국 국기인 태극기와 성조기가 게양됐다.

박 대통령이 펜타곤에 도착한 뒤 애슈턴 카터 국방부 장관의 안내로 단상에 오르자 개회 선언에 이어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21발을 발사한 것은 국가원수 의전행사이기 때문. 애국가에 이어 미국 국가가 연주됐고, 박 대통령은 의전 지휘자의 인솔을 받으며 의장대를 사열했다. 전통 의상을 입은 군악대의 행진을 지켜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17분간의 환영식은 모두 끝났다. 2012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펜타곤을 방문했을 때에도 21발의 예포가 발사됐지만 행사 시간은 12분 정도였다.

박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임기 중 네 번째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강력한 한미동맹 및 대북 공조 재확인 △북한의 전략적 도발 대응 방안 △비핵화 대화 재개 방안 △역내 평화협력 증진 방안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뉴프런티어 분야 협력 확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상회담에서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을 위한 기술 이전 문제가 논의될지도 관심거리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한반도 배치 문제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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