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미 평화협정 체결’ 협상 요구했지만 美는 콧방귀 끼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7일 19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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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7일 미국 고위 당국자 방한에 맞춰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북미 협상을 갖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미국 측은 “북한 비핵화가 우선”이라며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의무부터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담화에서 “우리는 이미 공식경로를 통해 미국에 평화협정체결에 응할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미국이 우리의 제안을 심중히 연구하고 긍정적으로 응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무성은 “미국이 담대하게 (대북) 정책을 전환하면 우리도 건설적인 대화에 응할 용의가 있으며 그렇게 되면 조선(한)반도의 안전(안보)환경은 극적인 개선을 맞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중요한 건 우리의 우선 순위가 북한 비핵화”라며 평화체제 논의에 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북한은 스스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안다. 우리는 북한과 대화에 열려 있지만 북한이 먼저 비핵화에 진지하다는 점을 보여야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비핵화에 준비돼 있지 않다면,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아 협상은 시작하기조차 어렵다고도 했다.

그는 “미국의 리밸런싱(아시아 회귀정책)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의한 위협 제거가 핵심에 놓여있다”며 “8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방문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성명은 블링큰 장관과 동행한 성 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보 겸 대북정책특별대표(6자회담 미국측 대표)를 상대로 북미 대화의 주제를 변경하자는 시그널로 해석되고 있다.

당초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10일)에 맞춰 도발할 것으로 보이던 북한은 류윈산(劉雲山)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방북 초청하는 등 당분간 대화국면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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