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불렀어야지 왜…” 이종걸 추경 간담회서 강기정 빠진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4일 2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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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추가경정예산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러나 이 자리에 당의 예산·정책을 총괄하는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보이지 않았다. 야당의 추경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강 의장이 빠진 건 처음이다.

강 의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추경 기자간담회 개최 사실을) 몰랐다”며 “추경(관련)이면 날 불렀어야지 왜 안 불렀는지…”라고 당혹스러워했다. 이 원내대표 측이 기자간담회 개최 사실을 강 의장에게 전달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원내대표 기자회견이어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특위와 예결특위만을 대상으로 했다”고 해명했다.

당내에서는 정책위의장 자리를 놓고 친노(친노무현) 진영과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이 원내대표 측이 본격적인 ‘위력 시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이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가 임명한 강 의장의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와 강 의장은 9일에도 메르스 관련 의료기관 피해 지원액을 놓고 고성이 오가는 설전을 벌였다. 강 의장은 2000억 원을, 이 원내대표는 1조 원 수준을 주장한 끝에 지원액은 3000억 원 수준으로 조정됐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병원 지원 예산을 5000억~6000억 원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의료원을 제외하면 2000억 원 수준이면 충분하다”는 강 의장의 의견을 배제하고 증액을 결정한 것이다. 한 당직자는 “두 사람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제안한 여야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참여경선제) 동시 실시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오픈프라이머리가)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는 선언적 의미는 있지만 기득권 유지가 용이하고 신인의 진입이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위원인 조국 서울대 교수도 “김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 제안은 공천을 줄 테니 (나의) 대권으로 가자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비노계의 신당 움직임도 강력 비판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이 ‘자기 역할을 못 한다’는 실망의 목소리도 있지만 (신당 주장의) 상당수는 본인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하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돈 대주고 힘 대주는데 (당의) 의사결정에서는 소외 된다고 여긴다면 내가 호남사람이라도 (새정치연합을) 안 찍는다”면서도 “(호남) 현역의원의 문제임에도 다 문재인 대표 탓을 한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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