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 20년 긍정적” 31%뿐… 개선 1순위는 재정난

[민선 지방자치 20년]
행자부 ‘지방자치 국민인식 조사’

성년을 맞은 지방자치제를 바라보는 인식이 세대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행정자치부와 지방행정연구원의 ‘지방자치 대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나이가 많을수록 지방자치제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제의 필요성을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한 세대는 20대다. 92%의 응답자가 ‘지방자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세대가 올라갈수록 긍정적 응답 비율은 점점 줄었다. 60대 이상에서는 57%의 응답자만 지방자치제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회사원 이모 씨(59)는 “중앙정부가 지자체장을 임명하고 모든 지방 업무를 관장하던 시절이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이었던 것 같다”며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오히려 선출직 공무원이나 지방의원들의 비리, 예산 낭비가 훨씬 심해져 하나 마나 한 제도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같은 조사에서 일반 국민 응답자 가운데 45.1%가 지자체의 재정 건전성이 ‘부정적이다’라고 답했다. 가장 개선이 필요한 항목으로도 ‘자치단체의 불합리한 예산 집행’과 자치단체장, 지방의원들의 ‘전문성 부족’을 꼽았다.

지방자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일반 국민 응답자 비율이 31.2%에 불과한 가운데 향후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과제로는 △지방재정 건전성 강화(75.6점) △중앙-지방, 지방 간 상호협력 확대(74.6점) △주민 참여 확대(74.3점) △자치단체장 역량 강화(72.0) 등의 순이었다.

지금까지 20년간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함께 뽑는 전국 동시지방선거는 총 6차례 있었다. 이때 당선된 자치단체장(광역, 기초 포함)은 1474명, 지방의회의원은 2만5009명에 이른다. 단체장과 지방의원이 가장 많이 선출된 건 ‘제1기 민선 지방자치체제’가 시작된 1995년이었다. 당시 지방의원은 5513명(광역 972명, 기초 4541명)에 달했다. 이후 3차례(1998년, 2002년, 2006년)에 걸친 정수 감축으로 지방의원 수는 꾸준히 줄어 민선 6기인 지금은 3731명만이 광역 및 기초의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