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국 6자대표 “北과 조건없이 탐색적 대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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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성김 대표 만난뒤 기자간담회
“북측 책임있는 사람 나온다면… 양자든 다자든 구애 안받아”

미국을 방문 중인 한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사진)은 5일(현지 시간) “북한과의 ‘탐색적 대화(exploratory talks)’에 별도 조건이 없다”고 밝혔다. ‘탐색적 대화’는 지난해부터 미국 내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이 제기해 온 것으로 한미 당국자들이 이 대화를 거론하면서 ‘조건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전날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겸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보와 회동했던 그는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탐색적 대화는 북한의 (비핵화 이행) 의도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므로 조건 없이 만나서 진정성을 확인하겠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이날 발언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종료 이후 북한과의 대화가 조심스럽게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워싱턴 외교가의 관측과 맞물리면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대화보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한미 양국이 진전 없는 북핵 6자회담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 징후가 나오자 약간이나마 대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된다.

‘탐색적 대화’의 형식을 묻는 질문에 황 본부장은 “양자든 다자든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게 진행하겠다”며 “북측에서 책임 있는 사람이 대화를 통해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얘기를 듣고 북이 그에 대한 반응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 본부장은 우리 정부의 이 같은 의사가 북한에 전달됐는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반응은 없었지만 노동신문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표시했다고 여겨진다”며 “지금까지는 대체로 부정적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황 본부장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하겠다는 분명한 신호가 있어야 한다”며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기존 원칙을 분명히 했다. 제프 래스키 국무부 부대변인 대행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가 북한 비핵화의 근본적인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 정성택 기자
#황준국#6자대표#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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