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위안부 공동연구’ 시동… 中 홍보 팔걷고 한국은 뒷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신화통신, MOU 체결 크게 다뤄
우리측은 보도자료조차 없어 “정부, 日눈치보기 아니냐” 비판도

한중 양국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선 중국과 달리 한국은 소극적으로 다뤄 대조를 이루고 있다. 역사 문제로 한중이 결집하는 것을 민감하게 여기는 일본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15일 중국 지린(吉林) 성 당안관(정부기록보관소)과 일본군 위안부 자료 공동연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앞으로 심포지엄, 학술보고회, 학술회의 공동 개최와 연구자 초청 방문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MOU 체결식에서 지린 성 당안관은 한국 측에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 25점을 전달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중국, 위안부 이슈에 한국과 손을 맞잡다’라는 제목으로 MOU 체결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고 “위안부 이슈는 인권 문제이며 양측은 역사의 진실을 찾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한국은 MOU 체결에 대해 홍보를 하지 않았다. MOU 체결 당사자인 동북아역사재단은 하루가 지난 16일까지 홈페이지에 아무 소식도 알리지 않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지린 성 당안관 협력은 올해 6월 일본 정부가 고노 담화를 검증하겠다며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움직임을 보인 데 대한 맞대응으로 시작됐다. 당시 여성가족부 주관으로 일본군 위안부 백서 발간 계획을 밝히는 등 정부 차원의 각종 대책이 줄을 이었다.

한편으로는 7월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위안부 관련 연구에 협력하기로 한 합의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정부 부처들이 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을 주요 홍보 대상으로 다루는 것과 비교해 보면 이번 MOU 체결은 이례적일 만큼 소홀하게 다뤄진 셈이다. 일본에 대한 ‘눈치 보기’를 한다는 평가도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 관계자는 “이미 국회 보고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진 사안이어서 홍보에 집중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담 개최, 한일 국장급 위안부 협의 등 일본과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외교부가 일본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했다는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중진 정치인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에 나선다. 17일 한국을 방문하는 마이크 혼다 미국 하원의원은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을 찾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중국#위안부#한중 위안부 공동연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