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현 정권, 유신 독재권력 향수 갖고있나 의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1일 14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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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재오 최고위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실 주최 "권력구조개편과 헌법개정" 정책 토론회에 참석,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의 손을 꼭 잡은 채 귓속말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재오 최고위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실 주최 "권력구조개편과 헌법개정" 정책 토론회에 참석,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의 손을 꼭 잡은 채 귓속말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현 정권이 옛날 박정희 정부 향수, 그 중 유신 독재 권력에 대한 향수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 주최로 열린 '권력구조 개편과 헌법개정' 토론회 축사를 통해 작심한 듯 박근혜 정부를 향해 비수 같은 말을 쏟아냈다.

이 의원은 "여당 의원이 정부 얘기하는 게 옳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당 이전에 국민 대표 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한 말씀 드린다"고 전제한 뒤 "지금 정부가 하는 것을 보면 '약간 빗나가고 있다'"며 총 네 가지를 지적했다.

그는 "첫 째, 현 정권이 옛날 박정희 정부의 향수, 그 중 유신 독재 권력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유신 독재시절로 회귀하려는 듯한 의심을 지울수 없다며 정면 공격한 것.

이어 "둘 째, 이 정권은 권력 독점 넘어 권력을 사유화 하는 것 같다"며 "특히 이번 '정윤회-십상시 사태'를 보면 대통령이 한 말, 예를 들어 '청와대 실세가 진돗개', '문건을 찌라시' 라고 한 것 등은 권력을 사유화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그런 말이 나오겠는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덧붙여 "찌라시라는 말은 술자리에서 하는 얘기지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쓸 용어는 아니다"며 "이런 걸 보면 이미 권력의 독점 넘어서 사유화로 들어가는 게 아닌가(의심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셋 째, 현 정권이 가부장적으로 가고 있다. 대통령이 나라의 아버지고 어머니이니까 국민도 (대통령을) 나라의 아버지 어머니로 대해주길 바라는 것"이라면서 "그러니까 각종 공약, 후보 때 말하던 것 폐기하고도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위치에 오르면 자기가 한 말 번복할 때는 국민에 양해를 구해야 한다. (그런데) 이 때까지 폐기한 공약에 대해 한마디 말도 없다.(막상 집권해서 상황이 달라지면) 공약 파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에게 양해를 구하는) 얘기를 안 한 것은 (아버지나 어머니가 한 얘긴데 굳이 일일이 해명할 필요가 없다는) 가부장적 태도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또한 "넷 째, 권력이 민주적 책임성에 대한 것이 없어졌다"며 "세월호 사태에 대한 책임은 내각 수반이 져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 내각수반은 대통령이다. 내각 수반이 사퇴하려고 해도 5년 단임 대통령제니까 그만둘 수 없다. 결국 내각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책임을 못 지니까 총리가 나갔다 들어왔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현 대통령제 하에서는 책임질 사람이 책임 못 지는 상황이니 개헌을 통해 권력지형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

그는 특히 전날 검찰 조사를 받은 정윤회 씨에 대해 "소위 '비선 실세'라고 하는 정윤회 씨가 (검찰에 조사받으러) 들어가면서 '제가 부덕해서 사실여부를 떠나 시끄럽게 해서 죄송하다' 그 정도 얘기하고 불장난이라고 하든지 물장난이라고 하든지 사람이라면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게 제왕적 대통령제의 적폐"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후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 뒤 축사를 마무리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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