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끝장토론, 악수도 없이 30분만에 끝장

  • 동아일보

불신만 확인한 연금개혁 간담회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 관계자들이 7일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공무원연금 관련 
간담회에서 시작 30여 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고 있다(왼쪽).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 관계자들이 7일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공무원연금 관련 간담회에서 시작 30여 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고 있다(왼쪽).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끝장토론’은 없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논의하기 위해 새누리당 지도부와 공무원 노조가 7일 오후 4시 국회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처음으로 마주 앉았지만 30분 만에 파행으로 끝났다. 허심탄회한 논의를 진행하기에는 불신의 골이 깊어 보였다.

면담 파행 직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대화가 충분치 못한 것 같아 유감스럽다”며 “효율적인 대화가 될 수 있도록 전담 창구를 만들겠다”고 했다. “대화 요청이 오면 또 만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공무원 노조에 대한 설득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향후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 악수도 거부한 채 냉랭하게 출발

시작부터 냉랭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회의장에 입장하는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 관계자들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공투본 측은 “죄송하지만 악수는 끝나고 나갈 때 하겠다”며 거부했다.

오성택 공투본 공동집행위원장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오 위원장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논의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할 의사가 있는지, 연내 처리 방침을 철회할 의사가 있는지, 법안을 철회할 의사가 있는지 의견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오늘 자리가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이 가서 확인해야겠다”는 말도 했다.

답변에 나선 김 대표가 “오늘 면담은 공무원 여러분의 요청에 의해서 만들게 된 것”이라고 운을 떼자 공투본 관계자들은 “(요구사항에) 답변부터 하라”며 날카롭게 반응했다. 김 대표는 “사회적 합의기구가 필요하다면 상임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반영될 수 있다”며 “연내 처리를 내 입으로 못 박은 바가 없다. 야당이 반대하면 연내 처리가 안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군사작전 하듯이 밀어붙인 일이 없다”며 “선거에 질 수 있다는 각오를 하고 미래세대에 부채를 넘겨줘선 안 된다는 절박감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로 이해하고 토론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드는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말씀하시는 분위기 속에서 합의기구가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지적도 했다.

○ 30분 만에 박차고 일어난 공무원노조

공투본 측은 “지금 합의기구에 대해 답을 주지 못한다면 대화할 필요가 없다”고 자리를 박찼다. 오후 4시 반경이었다. 나갈 때도 악수는 없었다.

공투본 측은 면담 파행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전문가와 국민, 여야가 모두 모여 논의할 것을 요구한다”며 “11일 공무원 총투표 결과를 공개하고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이 파행을 겪었고 앞서 오전에 열렸던 의원총회에서 공공기업 개혁과 규제 개혁 입법과 관련한 당론 채택이 불발되면서 당정이 추진해온 ‘3대 공공부문 개혁’ 과제가 추동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향후 야당과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협상에 전력을 다하고, 공공기업 개혁과 규제 개혁 법안도 의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연말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공무원연금#끝장토론#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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