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혁신’ 외친 김무성 리더십 흠집, 문재인 “野도 일부 가세… 할 말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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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호 체포동의안 부결]
與지도부 ‘뜻밖 부결’ 파장 예의주시… 野 “집권여당 오만” 새누리 맹공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3일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여야 지도부는 모두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여야는 모두 이번 표결을 앞두고 의원 개인의 자유투표에 맡겼다. 평소 중요한 사안이면 당론투표로 표 단속을 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여야 지도부가 의원 개인의 자유투표에 맡기면서 사실상 ‘제 식구 감싸기’를 방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예상외의 압도적 표차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 여야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 공방을 벌였다.

이날 오후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는 소식을 접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의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했지만 송 의원 본인이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겠다고 하는데 굳이 체포동의안을 통해 (심사를 받으러) 가야 하느냐에 대해 의원들의 마음이 흔들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반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송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로 ‘보수 혁신’을 강조하며 비리 혐의 의원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주창했던 김 대표의 리더십에도 흠집이 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권은희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유를 불문하고 집권당 소속 국회의원이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 것에 대해 송구한 마음뿐이며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의 ‘부패 본색’이 드러났다며 대여 공세에 나섰다.

한정애 대변인은 “새정치연합은 당 차원에서 표결에 불참하면 의결정족수도 채우지 못해 체포동의안이 폐기될 것을 우려해 표결에 참여했지만 역시 집권당의 제 식구 감싸기는 끈끈했다”며 “국민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집권여당의 오만을 여실히 보여준 어처구니없는 사태”라고 비판했다. 유은혜 원내대변인도 “국민은 무시당했고 새누리당은 ‘철피아(철도+마피아)’ 철폐 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재인 의원은 트위터에서 “방탄국회를 비난하던 새누리당이 방탄국회의 진면목을 보여줬다”고 비난하면서도 “새정치연합에서도 일부 부결에 가세한 것으로 보이니 할 말이 없다”고 양비론을 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송광호 체포동의안 부결#김무성#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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