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교육감 예비후보가 17일 오전 불특정 다수에게 세월호 사고 희생자를 애도하는 형식으로 자신을 홍보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빈축을 샀다(위쪽 사진). 선거 일정을 전면 중단했지만 이날 새누리당 대표실에는 공천 탈락자들이 재심을 요구하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 제천=뉴시스·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여야 정치권은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지방선거 일정을 중단했다.
새누리당은 광역단체장 경선 일정을 1주일씩 연기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실종자 구조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일체의 선거운동 관련 행위를 멈췄다.
새누리당은 이날 공천관리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18일과 20일로 예정돼 있던 대전시장과 대구시장, 강원도지사 경선을 25일과 27일로 각각 연기했다. 충남도지사 경선은 21일에서 28일로 미뤄졌다. 부산시장과 인천시장 경선도 29일과 30일로 1주일씩 순연됐다. 경기도지사와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은 각각 다음 달 2일과 5월 9일로 조정됐다. 나라 전체가 슬픔에 빠진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골프 및 음주 자제령을 내렸다. 당 상징색인 빨간색 점퍼도 당분간 입지 말 것을 주문했다. 당내에 ‘세월호 사고대책특위’를 구성해 유사사고 재발 방지 및 안전대책과 관련된 시스템 정비 문제를 집중 논의하기로 했다.
황우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구조대원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고, 당국은 실종자 가족에게 정확한 상황을 즉시 알려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국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이날 각 시도당에 후보자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포함해 당 상징색인 파란색 점퍼 착용, 명함 돌리기 등 거리에서 이뤄지는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광역단체장 경선 일정도 사고 처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하기로 했다.
예정돼 있던 고위정책회의는 김한길 공동대표 주재의 ‘여객선 침몰 사고 대책회의’로 교체됐다. 대책위는 소속 의원들이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객선 침몰 사고 관련 게시물을 올릴 때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민심을 자극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예정돼 있던 방송기자클럽 TV토론회 참석을 취소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사고 구조현장인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만났다.
여야는 4월 국회 일정을 미뤘다. 우선 이날로 예정돼 있던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가 미뤄졌다. 교육부가 사고 수습에 전념하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제명 징계안 처리를 위해 단독 소집한 윤리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연기했다.
긴급 현안보고를 듣기 위해 18일 개최하려던 안전행정위원회도 사고 수습 이후로 미뤘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도 이번 주까지는 긴급 현안보고 등을 잡지 않기로 했다.
한편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은 트위터에 “산소통 메고 구조 활동 할 계획이 아니라면 정치인, (지방선거 출마) 후보들의 현장 방문, 경비함 승선은 자제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중앙재난본부 방문으로 또 하나의 재난을 안기지 말자”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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