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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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혁신 3개년계획 긴급점검]
장관들에 성과 주문… ‘3·4·7 경제목표’ 직접 정해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신년 구상에서 밝힌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박 대통령의 승부수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 고용률 70% 달성, 중산층 70% 복원을 내걸었다. 국내외적 환경 변화에 민감한 경제 부문에서 성장률 등 다른 목표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집권 2년차를 맞아 2016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와 잠재성장률 4%를 달성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이런 목표는 박 대통령이 직접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 안에서도 “목표 달성이 결코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험 부담이 큰 선택이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4000달러, 경제성장률은 2.8% 수준이다.

지난해 정책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판단에서 국민에게 명확한 비전을 제시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자칫 이명박 정부가 747(성장률 7%, 4만 달러 국민소득, 세계 7위 경제대국) 공약을 내걸었다가 역풍을 맞은 것처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급속히 퍼질 가능성이 크다. 목표 달성 여부가 정권의 성패를 가르는 셈이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이 ‘위험한 선택’을 한 것은 분명한 목표를 내걸고 정부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새해 처음 열린 7일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여성의 경력단절 없는 일·가정 양립 정책’을 두고 각 부처 장관들에게 “아주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여성의 일·가정 양립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핵심 정책 중 하나다.

박 대통령은 “여성이 (출산 등으로) 경력단절을 겪지 않고 얼마든지 자기 역량을 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중요하다”며 “국민한테는 절실한 일이기 때문에 이것이 해결 안 되면 하늘이 무너진다는 아주 절박한 심정으로 ‘내가 이 문제는 하여튼 해결하겠다’고 달려들면 해결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지, 하늘을 뚫고 올라가겠느냐. 노력은 안 하고 산만 높다고 해서는 안 된다. 생각이 궁하면 통한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과거 중화학공업을 육성한다고 하면 정부가 끌고 나가면서 하는 시절이 있었다”며 “지금은 민간이 발목을 잡히지 않고 활개를 치면서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으로 잘 뒷받침해야 한다”고 달라진 경제 환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것이 이번에 발표한 서비스 규제완화와 내수활성화를 통한 경제 대도약의 기본 실천사항”이라고 정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중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각 부처가 올해부터 당장 성과를 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박근혜 대통령#경제혁신 3개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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