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처형 이후]‘張의 사람들’ 아직은 건재… 숙청 숨고르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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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원로 김국태 장의위원 명단에 상당수 이름 올려

김정은, 張 처형뒤 잇단 공개활동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앞줄 가운데)가 장성택 처형(12일) 이후 첫 대외활동으로 인민군 설계연구소를 방문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4일 전했다. 김정은 수행원 중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김정은 왼쪽), 장정남 인민무력부장(김정은 바로 뒤 오른쪽)과 함께 황병서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왼쪽)이 대표적인 신흥 실세 그룹으로 주목받고 있다. 매체들은 15일에도 김정은이 완공을 앞둔 강원도 마식령스키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김정은이 장성택 숙청을 결심한 장소로 알려진 백두산 삼지연 방문 보도가 있었던 지난달 30일 이후 첫 공개 활동이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장성택 처형에 따른 북한 주민의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 담긴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김정은, 張 처형뒤 잇단 공개활동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앞줄 가운데)가 장성택 처형(12일) 이후 첫 대외활동으로 인민군 설계연구소를 방문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4일 전했다. 김정은 수행원 중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김정은 왼쪽), 장정남 인민무력부장(김정은 바로 뒤 오른쪽)과 함께 황병서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왼쪽)이 대표적인 신흥 실세 그룹으로 주목받고 있다. 매체들은 15일에도 김정은이 완공을 앞둔 강원도 마식령스키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김정은이 장성택 숙청을 결심한 장소로 알려진 백두산 삼지연 방문 보도가 있었던 지난달 30일 이후 첫 공개 활동이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장성택 처형에 따른 북한 주민의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 담긴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가 남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에도 불구하고 건재함을 과시했다. 장성택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인물들의 ‘생존’도 확인되면서 장성택 일파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장성택 측근들 생존의 복합 메시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4일 원로인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장의위원회 명단을 공개했다. 장의위원회는 북한의 주요 인사가 사망할 때 꾸려진다. 그 명단에 포함된 인물과 순서가 북한의 권력 서열을 보여준다.

이번 명단에는 장성택 라인으로 분류돼 향후 거취가 불분명했던 인물이 상당수 포함됐다. 김경희는 여섯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정치국 상무위원을 포함한 당정군의 최고위층 인물들 다음 순서이며 정치국 위원 중에서는 가장 앞이다. 백두혈통인 김경희가 남편인 장성택의 처형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잃지 않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도 포함됐다. 문경덕은 장성택이 당 청년사업부장을 맡을 때 청년동맹 간부를 지내 최측근으로 분류돼 왔다. 한국 정보당국이 “(문경덕이) 8일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뒤로 근황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예의주시해왔던 인물이기도 하다. 일부 국내 언론에 망명설이 보도됐던 노두철 내각 부총리도 명단에 있었다. 그 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이영수 당 근로단체부장 등도 신변에 문제가 없음이 확인됐다.

장성택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도 대사 업무를 계속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매체들은 13일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재중 항일혁명 투사와 그 가족들의 회고모임에 지 대사가 참석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지 대사의 행적이 보도된 것은 장성택 숙청설이 제기되기 직전인 2일 이후 처음이다.

장성택 측근들의 재등장은 공포정치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김정은이 주민 달래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지도부도 만약 잔인한 리더십을 계속 이어가면 반발만 커지고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김정일 2주기 행사에서도 ‘장성택 라인’을 포용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주기 행사 전례에 비춰 볼 때 김정은과 지도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7일 0시(16일 자정)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돼 있는 김 위원장의 시신에 참배할 가능성이 있다. 당시 16일 오전 11시 평양체육관에서 중앙추모대회도 열었다. 17일에는 리모델링 작업을 완료한 금수산기념궁전의 재개관식을 진행했다. 정부 당국자는 “올해는 별도의 행사가 예정돼 있지 않아 중앙추모대회가 17일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16일 오전 추모식→17일 0시 참배’ 수순이 반복될 수도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장성택 측근들 물밑 조사설

QR코드를 스캔하면 ‘북한, 중국 접경지역 국경수비대 전면 재편’ 내용의 채널A단독 리포트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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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장성택 일파에 대한 숙청이 마무리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김정은이 대내외적으로는 정권의 안정성을 과시하면서 물밑에서는 장성택 측근을 비롯한 주요 인사의 조사를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장의위원 명단에 포함됐거나 공개활동을 하고 있는 인물 중에서도 추가로 해임되거나 숙청당할 여지가 남아 있는 셈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지 대사의 경우에도 공식행사에 참석하고 있지만 이미 주변에 보위부 인사와 경호원들이 달라붙어 삼엄하게 감시하고 있다고 한다. 곧 소환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희가 12일 장성택이 처형되기 직전에 이혼했다는 설도 제기됐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4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혼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로 11일경 이뤄졌고 김경희도 반대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15일 “이혼설, 장성택 기관총 처형설 등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북한#장성택 처형#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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