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총리 위에 비서실장…김기춘은 기춘대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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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29일 12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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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사정라인 PK(부산·경남) 일색 논란과 관련, 인사의 배후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목하고 맹공격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29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왕이 아니면서 왕보다 더한 권력을 지녔던 흥선대원군 이하응 이후 최대 권력자가 대한민국에 나타났다"며 "대한민국 정부 직제표에도 없는 부통령으로 불리기도 하고, 실세실장, 왕실장으로도 불리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제 있었던 정홍원 총리의 이른바 '기획담화'의 지휘자도 김기춘 실장이라는 항간의 소문이 있다"며 "이쯤 되면 '1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라던 국무총리도 그의 고향 후배, 검찰 후배인 관계로 어쩔 수 없이 "2인지하 만인지상"의 이름으로 바꿔야 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김기춘 실장이 정홍원 총리보다 더 큰 권력을 가졌다는 지적.

박 대변인은 "김 실장을 '기춘대원군'으로 불러도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며 "PK 인맥 전진배치로 인사 탕평책을 대신하고 유신독재찬양으로 국민 대통합을 가름하고 있는 것도 '기춘대원군'의 치세와 관계가 깊어 보인다"고 비꼬았다.

또 "기춘대원군이 사실상 자신의 직할체제,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대통령의 행보는 야구장과 행사장, 해외순방으로 돌리고 있는 것도 흥선대원군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권력을 행사하고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은 국민이 선출한 박근혜 대통 대통령"이라며"옛부터 자기 것이 아닌 것으로 일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그 책임을 묻기 마련으로 기춘대원군께서 오늘 무소불위 권력에 취하지 말고 오히려 몸을 낮춰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김정현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라디오에 나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두둔하고 대변했다"며 "어느 집권여당도 이렇게 내놓고 청와대에 이리저리 끌려다닌 적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왜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청와대 비서실장을 대변하느냐고 지적한 것.

앞서 홍 사무총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전날 김 실장을 직접 만나 들었다며 김 실장이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등 주요 기관장이 '김기춘 라인'이라는 소문에 대해 억울해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홍 사무총장은 김 실장이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 김 후보자가 법무심의관실에서 근무한 이력에 대해 "(김 후보자가) 아주 낮은 초임 검사 비슷한 분이셨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김진태라는 분을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김기춘 라인'이라는 비판에 대해 "억울하다. 그렇게 라인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일을 같이 했다든지 한 그런 분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홍 사무총장은 PK 이외 지역 인사에게도 검찰총장직을 제안했지만 인사청문회 등을 이유로 당사자들이 고사한 것으로 안다는 말도 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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