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비정규전 대비해 전국서 최종 결전 결사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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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내란음모혐의 수사]
RO(혁명조직) 5월 회합 녹취록 요약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의원은 5월에 경기동부연합 인사들이 중심이 된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회합 때 강사로 나서 “정치 군사적 준비를 해야 한다. 힘과 힘이 충돌하는 시기에 저놈(한국 정부)들이 우리를 방해할 때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정교한 물질적 기술적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기술적 준비에 대해 토론해보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조직원들은 팀별 토론에서 주요 시설 타격을 위한 무장계획도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국가정보원이 확보하고 있는 5월 회합 녹취록에 나타나 있다. 다음은 녹취록 요지.

○ 이석기, “북은 모든 행위가 다 애국적”

우리가 총보다 꽃이라는 것을 지향하는 것은 분명하나, 때에 따라서는 꽃보다 총이라는 현실 문제 앞에 우리는 새로운 관점에서 현재 조성된 한반도의 엄중한 (상황)을 직시해야 되지 않는가.

6kg 미만의 최소 경량화한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서너 곳밖에 안 된다. 특히 이번에(북한의 3차 핵실험) 이룬 게 엄청난 거예요. (북한의 핵 보유 등을 설명한 뒤) 여기서 나온 게 이른바 전면전이 아닌 국지전이다. 앞으로 정규전의 전면전이 아닌 비정규전이 전개될 것이다. 정치적 상황만 필요한 게 아니라 군사적인 것도 필요하다. 앞으로 군사적 위협 국면이 더 조성되면 뭐든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의 대(對)사상전, 전쟁이라고. 정리하면 필승의 신념으로 무장하는 문제. 그러나 정치 군사적 준비 체계를 잘 갖춰 물질 기술적 토대를 굳건히 하는 거예요.

우리가 자주된 사상, 통일된 사상, 미국놈을 몰아내고 새로운 단계의 자주적 사회, 착취와 허위 없는 조선민족 시대의 꿈을 만들 수 있다. 그 꿈을 하나의 주장이 아니라 물리적 힘으로 전국적 범위에서 최종 결전의 결사를 하자는 것이다. 이 또한 영예롭지 않은가. 군사적 파일럿으로 통일혁명의 새로운 단계에 진입하며 선두 역할을 한다면 이 또한 명예 아닌가. 그야말로 끝장을 내보자. 미 제국주의 군사적 방향과 군사체계를 끝장내겠다는 전체 조선민족의 입장에서 남녘의 역량을 책임지는 사람답게 주체적이고 자주적으로 이 정세를 준비해야 한다. 여기서 남녘의 혁명가는 어떤 입장을 갖고 과연 무엇을 할 것이냐.

현 정세는 낡은 지배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단계로 가는 대격변기이며 대변환기다.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각오해야 한다. 북한은 집권당 아니냐. 거기는 모든 행위가 다 애국적이야. 다 상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남측은) 모든 행위가 다 반역이다.

○ RO 조직원들은 “정리된 지침, 매뉴얼 필요”

▽ 김근래 통진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적들(한국 정부)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전기·통신 분야 공격까지 포함해 여러 의견이 나왔다. 하나뿐인 목숨을 걸어야 하고 동지들과 함께 생사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확인했다.

▽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무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 외국에서 수입하는 장난감총이 80만∼90만 원짜리 하는 가스쇼바가 있는데 개조가 가능하다. BB탄 총을 사람을 조준하게 개조하는 총이 있다. 인터넷에 폭탄으로 사람을 살상할 위협을 만들 방법이 나와 있다. 폭탄을 제조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을 참여시키면 된다. 전시엔 통신과 철도 가스 유류를 차단시켜야 한다. 철도를 통제하는 것을 파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타격 계획을 위한) 정리된 지침, 매뉴얼이 필요하다. 총은 부산에 가면 (구할 수) 있다. 집단적인 논의를 통해 (무기를) 탈취하는 과정이나 무기를 만드는 과정이나 통신선을 파괴하는 어떤 임무가 내게 주어질지 모르지만 신념이 구체적인 논의 속에서 확인됐다. 물리적인 타격도 중요하지만 거기(타격 대상인 주요 기관)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포섭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한 동지는 저격하는 총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첨단 기술과 해킹으로 레이더기지를 마비시킬 수 있다고 했다.

▽ 이영춘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장=전시상황이나 국지전이 발생할 경우 (경기) 북부지역은 다 사정권에 있다. 집결지와 이동 루트가 필요하다. 그런 것에 대응하는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미 군속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파악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실제 팀을 예비역 중심으로 꾸리고 우리의 (군사) 매뉴얼을 준비해야 한다. 연락체계 후방교란, 무장과 파괴는 어떻게 할지 팀을 구성하고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

▽ 우위영 전 당 대변인=한 동지가 (이석기의) 강의를 들으며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 물질적 기술적 준비를 어떻게 갖출 것인지 뜨거운 반응이었다. 정보전을 할 수 있는 최소의 인원, 적들의 통신망 도로망에 대해 논의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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