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도 새누리도 ‘이해찬 때리기’,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5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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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입을 모아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한 민주당 이해찬 상임고문을 공격하고 나섰다.

청 와대는 15일 국정원 정치개입 사태와 관련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물은 이 상임고문을 겨냥해 "국민의 뇌리에 많이 남아 있는 자리에서 활동해 온 사람들은 끝까지 말을 좀 잘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챙기고, 일자리를 만들고, 외교적으로 국격을 높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대통령이 아닌 돌아가신 분과 자꾸 싸우려 하는 모습들이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지냈던 지난 2005년 3월 미니홈피에 쓴 '불씨 한점이 온 산을 태울 수 있듯이 말 한마디가 평생 쌓은 덕을 허문다'는 글을 우연히 메모했다며 소개하는 것으로 이 의원에게 '입조심'을 거듭 당부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도 이날 "친노 세력의 수장이 대선 책임을 밖으로 돌리려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홍 사무총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통화에서 "민주당은 대선 책임을 누군가에게 돌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해찬 전 대표는 대선 당시 민주당 대표였지 않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홍 사무총장은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최 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하루 전 이 상임고문이 "국정원을 비호하면 당선무효 주장 세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한 점 등을 지적하며 "민주당 지도부는 막말 정치 중단 선언과 대선 결과 승복에 대한 분명한 입장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상임 고문은 전날 세종시 홍익대 국제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정치공작 규탄 및 국정원 개혁촉구 대전·세종·충북·충남도당 당원보고대회'에 참석해 "국정원은 97년 대선 때도 '북풍'을 일으켜 선거에 개입했고 이번에도 선거에 또 개입했다"며 "4·19 혁명이 난 뒤 자유당의 최인기 내무부 장관은 부정선거 혐의로 교수형을 당했다. 국정원과 경찰이 그에 못지않은 부정선거를 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아무런 말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고문은 "옛날 중앙정보부를 누가 만들었나. 박정희가 누구이고 누구한테 죽었나. 박씨 집안은 안기부, 정보부와 그렇게 인연이 질긴가. 이제 끊어 달라"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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