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 급물살]대화 테이블로 나오는 北, 박근혜 효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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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대북 원칙대응 통했다” 자평… 朴대통령 “北 대화수용 다행”

박근혜 대통령은 6일 현충일을 맞아 서울 강동구 둔촌동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하고 청와대로 돌아온 직후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에게서 북한의 남북 당국 간 회담 제의를 보고받았다. 이어 박 대통령은 김 실장과 류길재 통일부, 윤병세 외교부 장관, 주철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담 수용 방식과 회담 전략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대화 수용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발전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는 박 대통령의 공식 화답은 북한의 회담 제의 6시간 뒤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을 통해 발표됐다.

청와대는 북한의 회담 제의가 박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유지해 온 ‘대북 원칙’의 결과라고 자평하고 있다. 이 홍보수석은 “대통령의 대북 원칙이 적중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우리는 당국 간 회담을 일관되게 요구해 왔고, 당국 간 대화로 문제를 푸는 것이 신뢰의 면에서 적절하다는 점을 계속 강조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위협과 보상의 악순환을 끊겠다”고 밝히는 동시에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이런 기조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확고한 지지를 끌어내는 등 국제사회의 호응이 더해져 더 힘을 얻었다. 결국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4월 11일 북한에 대화를 촉구한 지 56일 만에 북한도 회담 제의를 수용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일각에선 북한의 회담 제의가 이명박 정부 때부터 유지돼 온 대북 강경기조의 영향이라는 해석도 있다. 물론 중국의 역할론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환영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 홍보수석은 “남북문제는 돌다리도 두들겨 가면서 해야 한다”며 “(이번에도) 신중하게 봐야 한다. 전라도 말로 ‘싸묵싸묵’”이라고 말했다. 싸묵싸묵은 ‘천천히’라는 뜻의 사투리다.

북한이 회담 제의를 발표하기 1시간 반 전 때마침 박 대통령은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이제 북한은 어떤 도발과 위협도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하루속히 고립과 쇠퇴의 길을 버리고 대한민국과 국제사회가 내미는 평화의 손길을 용기 있게 마주 잡고 남북한 공동발전의 길로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북한의 변화는 그간 정부의 일관되고 단호한 대북 정책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개성공단 정상화,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및 인도적 지원 재개 등에서 좋은 합의점을 찾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남북대화#북한#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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