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실제상황입니다”… 연평 주민 대피소동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해병 자체 대비 훈련중… 실수로 마을방송에 나가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계속되는 가운데 21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소동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11시 45분경 연평도 마을회관 등 곳곳에 설치된 비상 스피커에서 “실제상황입니다”라는 방송이 흘러나온 것.

이 방송을 듣고 놀란 연평면사무소 공무원 10여 명은 재빨리 무전기를 챙겨 각각 담당하는 대피소로 달려갔다. 점심을 먹기 위해 집에 있던 주민 수백 명도 몸을 낮춘 채 대피소를 향해 뛰었다. 북한이 도발한 것으로 판단해 여객선을 타기 위해 당섬 나루터로 달려간 주민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대피소동은 해병대 연평부대가 마을로 방송을 내보내는 스위치를 켜 둔 채 자체 대비훈련을 하다가 빚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연평부대 간부의 훈련용 가상 명령이 마을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방송으로 잘못 나간 것.

10여 분 뒤 연평부대는 면사무소에 “실수로 잘못 나간 방송이었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면사무소는 “연평부대의 훈련 상황이니 오해하지 말라”는 정정 방송을 내보냈고,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주민 박모 씨(48)는 “2010년 북한의 포격 도발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주민들은 스피커 방송이 나오면 머리카락이 곤두선다”며 “해프닝이라 다행이지만 아찔한 하루였다”고 말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연평도#대피소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