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160km로 세종시도 타격… 핵탄두-생화학탄 장착땐 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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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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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동해서 무력시위한 KN-02 미사일

북한이 15일 동해상에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 ‘KN-02’는 철저히 한국을 겨냥한 맞춤형 미사일이다. 사거리는 100∼120km인데 최근 미사일 엔진 추진력을 높여 사거리를 160km까지 높인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이 개성 등 휴전선 인근에 이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서울은 물론이고 경기 평택·오산 미군기지와 세종시 및 대전 북부권까지 사정권에 들게 된다. 따라서 KN-02 미사일은 한국군에 가장 치명적인 단거리 미사일로 꼽힌다. 김성걸 한국국방연구원 전문위원은 “KN-02는 이동식 발사 차량에 싣고 다니며 5∼10분 이내에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탐지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마음먹고 선제 기습공격을 할 경우 뾰족한 방어책이 없다는 얘기다.

북한의 대표적 미사일인 노동미사일과 스커드미사일이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반면 KN-02 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사용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액체연료는 항상 채워 놓을 수 없기 때문에 노동미사일이나 스커드미사일은 ‘발사대에서 기립-액체연료 주입-산화제 주입’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실제 발사하는 데 40분가량 걸리고 그 과정에서 발사 징후가 한미 정보 당국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KN-02는 항상 연료가 들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한미 양국의 감시를 피해 5분 내에 쏠 수 있고 정확도도 높아서 매우 위협적”이라고 덧붙였다. KN-02의 정확도는 원형공산오차(CEP·목표물을 향해 발사된 미사일 중 절반이 떨어지는 반경)가 100m 미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10발 중 5발이 목표물 반경 100m 안에 떨어진다는 의미다.

KN-02는 핵탄두나 생화학탄 장착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해 주목받아 왔다. 핵탄두의 소형화·경량화에 주력하고 있는 북한이 이를 KN-02와 결합하면 실질적으로 한국군과 주한미군에 전술적 위협을 주는 무기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한국군은 사거리 500∼800km의 탄도미사일 1200발을 조기에 배치해 ‘탐지-결심-타격’으로 이어지는 킬체인을 만들어 KN-02 등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계획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탐지 분야는 2021년까지 정찰위성 1기를 띄우겠다는 것 이외에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공군이 독일에서 사용하던 중고 패트리엇 PAC-2 미사일 48기를 도입해 배치했지만 PAC-2의 탄도미사일 요격률은 55% 수준에 그친다. 군 관계자는 “가장 우수한 성능의 요격 미사일인 PAC-3를 도입하더라도 완벽한 방어를 장담할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PAC-2, PAC-3 같은 저고도방공망에 더해 해상의 이지스 구축함에 사정거리 500km의 SM-3 탄도탄 요격미사일을 배치해 요격 자산을 보강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북한#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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