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급등한 메모리와 저장장치 비용으로 인해 맥북과 아이패드 등의 가격을 인상한 2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내 애플 제품 취급 매장인 에이스토어에 아이패드와 맥북 등이 진열되어 있다. 에이스토어는 다음달 1일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한다고 안내문을 내걸었다. 2026.6.26/뉴스1
애플이 인공지능(AI)발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제품 가격을 약 20% 인상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어떻게든 비용 부담을 떠안고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는 방향으로 대응했지만 치솟는 메모리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제품 가격을 올리게 된 것이다. 애플의 가격 인상이 알려지자 결국 메모리 가격 상승을 감당하기 힘든 빅테크들이 구매를 줄이고, 반도체 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일면서 증시도 휘청거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25일(현지 시간) 가격 인상과 관련해 “메모리 가격이 지나치게 빠르게 상승해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 밖에 없게 됐다”며 “전자업계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앞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인터뷰를 통해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쿡 CEO는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안타깝게도 메모리 가격 급등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애플의 이번 제품 가격 인상은 최대 300달러(약 46만 원)에 달한다. 맥북은 보급형 네오가 599달러에서 699달러로, 상위모델 프로가 1테라바이트(TB) 용량 기준 1699달러에서 1999달러로 올랐다. 아이패드도 모델에 따라 150~200달러 올랐다. 가격 인상 소식에 애플 주가는 6% 급락했다. FT는 “애플은 과거 새 기기를 출시할 때 특정 모델에 한해 가격을 인상했다”며 “하룻밤 사이에 두 주요 제품 라인을 일괄적으로 인상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했다.
애플에 앞서 델, HP, 레노버 등 주요 PC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거나 올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일부 기업은 메모리 공급난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산 대안도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의 경우 삼성전자가 올 초 갤럭시 S26 시리즈를 출시하며 가격을 전작 대비 5~16% 올렸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올 하반기(7~12월) 출시하는 신형 스마트폰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전례 없는 AI 인프라 시장의 성장으로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이 제한되고 가격이 크게 인상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향후 2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의 가격 인상을 계기로, 메모리 가격 상승이 당장은 공급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메모리 기업 3등 마이크론의 ‘깜짝 실적’이 주목받으며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강세였지만 메모리 제조사들의 고마진을 유지할 수록 고객사인 빅테크의 구매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것. 여기에 오픈AI가 기업가치 1조 달러(약 1539조 원)를 인정받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내년으로 미룰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영향으로 26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4.88%, 7.85% 하락했다. 코스피도 메모리 대형주 하락의 여파로 5.81% 하락한 8,411.21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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