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軍心의 아이콘’ 남재준 국정원장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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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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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안보라인 구축 마무리
금융위원장 후보에 신제윤… 국무조정실장 김동연 내정

남재준 후보자
남재준 후보자
주말인 2일 기습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첫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발표된 남재준 전 육군참모총장은 ‘보수 군심(軍心)의 아이콘’으로 불릴 만큼 안보관과 군인정신이 투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국정원이 본연의 역할에 주력하도록 쇄신하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안보 측면에서 뒷받침할 적임자로 남 후보자가 선택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남 전 총장의 국정원장 기용은 박근혜 정부 안보 인선(人選)의 ‘결정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전 국방장관 A 씨는 3일 “원리원칙을 중시하고, 치밀한 스타일의 남 후보자가 국정원이 제 모습을 찾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에는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조정실장에는 김동연 기재부 2차관을 내정했다.

남 후보자는 2007년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경선 때 박 대통령의 국방안보특보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 지난해 대선까지 국방안보 정책 조언자로 박 대통령을 도와 깊은 신뢰를 쌓았다. 이 때문에 새 정부의 국방장관이나 국정원장 등 요직에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찌감치 나왔었다.

1965년 육군 소위로 임관해 ‘육군 수장’에까지 오른 남 후보자는 청렴하고 강직한 인물로 군내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육군총장 시절 골프를 치지 않았고, 직접 자가용을 몰고 관사에 나타나 이를 몰라본 병사들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현역 시절 부하들과 회식을 하면 ‘애국가’를 부르는 걸로 끝마무리를 했다는 일화도 있다. 반면 ‘생도3학년’, ‘천연기념물’로 불릴 만큼 지나치게 원리원칙을 따지고 융통성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그는 “원칙은 한번 무너지면 되돌리지 못한다. 융통성이 없는 게 자랑스럽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아 주변과 크고 작은 충돌을 빚었다.

▼ 부하와 회식때도 애국가로 마무리… 퇴임후 盧정부 군복무 ▼


그는 영관장교 시절 육군대학 학생들 앞에서 ‘정치군인’을 비판하는 발언을 해 진급에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하나회 주도의 ‘군맥(軍脈)’이 군을 호령하던 시절에 ‘미운털’이 제대로 박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육군총장 재임 당시엔 군 사법개혁에 강력히 반대해 청와대, 국방부와 정면충돌했다. 또 2004년 장성 진급 비리 의혹 파문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청와대가 만류하는 등 파문이 일었다. 육군 관계자는 “당시 출처 불명의 ‘괴문서’를 근거로 군 검찰이 육군본부를 압수수색하는 등 ‘초강수’로 압박하자 육군 수장으로서 ‘배수진’을 쳤다”며 “당시 군 검찰 뒤엔 청와대 386실세들이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고 말했다.

남 후보자의 국정원장 기용으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와 박흥렬 경호실장 내정자 등 노무현 정부에서 육군총장을 지낸 3명이 모두 새 정부의 안보 요직에 중용됐다. 이들은 육사 선후배로 인연이 깊고, 노무현 정부에서 ‘육군 수장’도 ‘남재준(육사 25기)-김장수(육사 27기)-박흥렬(육사 28기)’ 순으로 이어받았다. 군 관계자는 “육사 출신 총장들이 한 정부에서 줄줄이 안보 요직에 기용된 건 노태우 정부 이후 처음일 것”이라며 “육사 경쟁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와의 인연에 따라 3명의 ‘운명’은 달랐다. 장성 진급 비리 의혹 수사로 노무현 정부와 ‘악연’을 맺은 남 후보자는 2005년 초 퇴임 이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및 한미연합사령부 해체, 군 복무기간 단축 등 노무현 정부의 국방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 2006년엔 노 대통령의 군 비하 발언 등에 대해 다른 예비역 장성들과 함께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김 내정자는 남 후보자의 뒤를 이어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서 육군총장에 전격 기용된 뒤 국방장관까지 올랐다. 박흥렬 내정자도 김장수 내정자의 뒤를 이어 육군차장에서 육군총장으로 파격 승진했다.

김 내정자가 ‘합리적 보수’, 남 후보자는 ‘원칙적 보수’라는 점에서 앞으로 대북안보정책 조율 과정에서 충돌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재준 후보자

△서울(69세) △배재고 △수도방위사령관(중장) △합참 작전본부장 △한미연합사부사령관(대장) △육군참모총장(대장) △한나라당 제17대 대선 경선 박근혜 후보 국방안보특보 △서경대 석좌교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국방안보특보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안보리안#박근혜#남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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